



[OSEN=이상학 객원기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격언이 있지만 현실에선 슈퍼스타에게 끌려다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진 오타니 쇼헤이(32)를 계속 선발로 쓰는 LA 다저스의 상황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6경기 타율 1할5푼(20타수 3안타) 무홈런 무타점 OPS .411로 부진하다. 무릎, 이두근, 목 부상 여파로 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이 장기화되고,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2차전을 타선 침묵으로 연패를 당하며 오타니를 빼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3차전을 하루 앞둔 1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인터뷰에서도 오타니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남은 시리즈도 계속 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의 타순을 6번까지 내릴 방안까지 고려 중이지만 선발에서 빼지는 않겠다고 했다. 오타니는 로버츠 감독과 대화에서 몸 상태를 자신하며 타격감도 거의 찾았다고 자신했다.
반면 다저스를 2연승으로 몰아붙인 밀워키 브루어스는 1차전부터 과감하게 ‘주장’ 크리스티안 옐리치(34)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시즌 막판 밀워키 구단 역사상 최초로 공식 주장에 선임된 옐리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4경기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1타점 OPS .899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하지만 1차전 다저스 좌완 타릭 스쿠발을 맞아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좌타자 옐리치를 빼고 우타자 앤드류 본을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최근 3년간 본이 스쿠발에게 8타수 안타로 강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 옐리치도 전성기 실력은 아니지만 MVP 출신으로 밀워키 팀 내에서 위상이 큰 선수를 벤치에 앉히는 것은 보통 결단이 아니었다.
본은 스쿠발에게 1차전 2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터뜨리며 3타수 1안타 1볼넷 멀티 출루로 밀워키의 기선 제압에 기여했다. 2차전에 선발 복귀한 옐리치는 3회 결정적인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강판시키며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 밀워키의 2연승을 이끌었다.
결과가 좋게 나오며 신의 한 수로 평가됐지만 간판 선수를 1차전부터 뺀 것은 감독으로서 어려운 결단이었다. 14일 공식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 받은 머피 감독은 이런 결정에 대해 “어렵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깊은 문제들이 안에 얽혀있다.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건 매우 어렵지만 그래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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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 감독은 선발 제외 후 옐리치의 모습을 봤다. “옐리치가 벤치에 앉아있던 모습과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자세, 그리고 언제든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된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배팅 케이지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계속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서 팀워크가 느껴져 정말 좋았다”는 게 머피 감독의 말이다.
큰 경기에서 오직 승리를 위해 밀워키는 잘 치고 있는 주장을 단호하게 빼고 실리를 택했다. 선수도 그걸 받아들이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활약했다. 완전히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오타니의 부진을 다루는 다저스의 방식은 밀워키와 정반대 흐름이다. 선수에게 너무 질질 끌려다니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오타니이기 때문에 다저스는 믿고 있고, 밀워키도 방심하지 않는다. 머피 감독은 “작년 이맘때 오타니가 우리 팀을 상대로 투구하며 타석에 설 때마다 홈런을 친 경기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오타니가 선발로 나올지 안 나올지 추측하고 싶지 않다.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지만 만약 부상을 입었다면 부상을 안고 경기를 뛰려고 하는 선수들의 심정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