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주 애월 감황 농가 찾아 수확기 작황·품질 꼼꼼히 살펴
기형 꽃봉오리 기술지도 효과…"안정적인 생산·유통 힘쓸 것"

제주의 가을은 감귤만 익어가는 게 아니다. 짙푸른 잎사귀 아래 노란 속살을 품은 골드키위도 수확을 기다린다.
그 열매가 얼마나 여물었는지를 현장에서 살피는 것도 농업 연구기관장의 몫이다. 농민들이 한 해의 땀을 온전히 거둘 수 있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대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15일 제주시 애월읍의 골드키위 농가를 찾았다.
국산 품종 '감황'의 수확기 작황과 열매 품질을 확인하고, 수확 뒤 유통 과정까지 점검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김 원장은 늘 '책상 위 보고서보다 현장에서 마주한 열매 한 알, 농업인 한마디에 더 많은 답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감황은 과육이 노랗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단맛이 특징인 국산 골드키위다. 제주에서는 애월·성산·조천 등 3곳에 전문생산단지가 조성됐다. 올해 70여 농가가 23.5㏊에서 감황을 재배한다.

전문단지의 목표는 재배 집단화와 품질 균일화다. 과일은 품종이 같아도 재배 환경과 관리 방식에 따라 품질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생산단지에서 재배기술을 함께 다듬는 일은 농가의 수확을 넘어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국산 과일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확을 앞둔 농가에게 가을은 기쁨만큼 긴장이 큰 계절이다. 한 해 동안 공들여 키운 열매라도 언제 거두느냐에 따라 제맛과 상품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수 있어서다.
수확은 달력만 보고 결정할 수 없다. 같은 밭에서 자라도 열매마다 익는 속도가 다르고, 수확 시기의 작은 차이가 상품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원장이 이날 주의깊게 살핀 것도 열매의 성숙 상태와 당도, 경도였다. 농가 관계자들이 호소하는 재배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귀담아 들었다.
제주 재배지에는 기형 꽃봉오리라는 고민도 있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를 위해 꽃봉오리 솎기와 열매 솎기 등 관리 요령을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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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올해 수확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은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고 농가와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현장 기술지도의 가치는 드러난다.
국산 과일의 경쟁력은 새로운 품종을 개발했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농가가 안정적으로 재배하고 소비자가 일정한 품질의 열매를 만날 때 비로소 품종의 이름이 시장에 뿌리내린다.
연구실에서 태어난 성과가 농민의 밭과 소비자의 식탁으로 이어지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김 원장의 이날 농가 방문은 잘 익은 열매를 확인하는 일회성 현장 점검이 아니라, 농업인이 다음 해에도 같은 밭에서 희망을 수확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이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김대현 원장은 "국산 골드키위 '감황'을 안정적으로 생산·유통할 수 있도록 농가와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품종 특성에 맞는 관리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고품질 열매 생산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