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무려 21개월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연승에 성공했다. 두 시즌 연속 리그 17위에 머물렀던 토트넘이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체제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토트넘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BBC는 1일(한국시간) "데 제르비 감독의 토트넘이 그토록 찾기 어려웠던 꾸준함을 되찾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토트넘의 상승세를 분석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31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리그 3연승을 달성했다. 전반 13분 팰리스 공격수 장필리프 마테타가 미키 반 더 벤을 향한 무리한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확보했다. 이후 아치 그레이와 얀 파울 판 헤케가 득점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 순위표에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하위권에 머물렀던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무엇보다 3연승이라는 기록 자체가 토트넘에는 의미가 크다. BBC는 "기다림이 끝났다. 토트넘이 약 21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토트넘이 마지막으로 리그 3연승을 기록한 시점은 2025년 2월이었다. 600일 넘게 이어진 기다림 끝에 다시 연승 흐름을 만들어냈다.
최근 성적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이어진 앞선 리그 26경기에서 단 3승만 거뒀다. 나머지 23경기에서는 10무 13패를 기록했다.
이번 3경기에서 얻은 승리가 이전 26경기에서 챙긴 승리와 같은 숫자다. 여기에 홈 경기에서도 오랜 부진을 끊어냈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2연승을 기록한 것은 2년 만이다.
토트넘은 앞서 코번트리 시티를 상대로 시즌 첫 리그 홈 승리를 거뒀다. 이어 첼시 원정에서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승리했다. 토트넘이 첼시 원정에서 리그 승리를 거둔 것은 최근 36년 동안 단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팰리스전까지 승리하며 오랜만에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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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기 전까지 토트넘을 향한 의구심은 남아 있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팰리스와의 맞대결이 오히려 토트넘에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토트넘은 상대의 이른 퇴장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 팰리스를 압박했다.
기록에서도 압도적인 차이가 드러났다. 토트넘은 이날 무려 34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반면 팰리스의 슈팅은 단 2회였다. 슈팅 숫자에서 32개 차이가 났다.
BBC는 "2003-2004시즌 옵타가 관련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토트넘이 한 경기에서 상대보다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최근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기록이다. 2024년 5월 리버풀이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슈팅 36회, 상대 슈팅 4회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격차였다.
점유율 역시 눈에 띄었다. 토트넘은 팰리스전에서 79.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기록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고 기록은 2019년 8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기록한 80.2%다.
데 제르비 감독도 경기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후 BBC '매치 오브 더 데이'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이 좋았다. 우리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공을 빼앗겼을 때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반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었다.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특히 공격 지역과 마무리 과정에서는 더욱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토트넘의 변화에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합류한 선수들의 활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산드로 토날리를 영입하는 데 1억 파운드(약 1,900억 원)를 지출했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마테우스 페르난데스를 데려오는 데도 8,500만 파운드(약 1,600억 원)를 투자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초반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데 제르비 감독 역시 이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토날리는 코번트리전부터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팰리스전에서도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몸싸움, 공격 기회를 만드는 능력으로 중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페르난데스 역시 적극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패스를 꾸준히 시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부상에서 복귀한 데얀 쿨루셉스키도 힘을 보탰다. 교체로 투입된 그는 팰리스 수비진을 위협했고, 날카로운 슈팅으로 딘 헨더슨 골키퍼의 선방을 끌어냈다.
BBC는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지출한 약 3억 파운드(약 5,700억 원)의 투자가 조금씩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물론 3연승만으로 완전한 부활을 선언하기는 어렵다. 토트넘은 최근 두 시즌 연속 리그 17위에 머물렀다. 긴 시간 이어진 부진을 단기간에 지워낼 수는 없다.
데 제르비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우리는 토트넘이다. 야망을 품고 승리를 갈망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연승을 이어가고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불과 2주 전 우리가 순위표 어디에 있었는지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2~3시즌 동안 이어진 구단의 상황을 바꾸기에는 3연승만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보여주는 태도와 정신력을 유지해야 한다. 모든 경기를 같은 자세로 준비할 수 있는 상태를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수단 내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선수들과 솔직하게 대화했다. 가능한 한 빠르게 분위기를 바꾸기로 했다. 축구에서는 시간을 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특히 우리처럼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많은 것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와 정신력, 선수들과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토트넘의 최근 성적은 단순한 연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26경기에서 거둔 승리를 불과 3경기 만에 따라잡았고, 2년 만에 리그 홈 2연승까지 기록했다. 공격 지표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BBC는 토트넘 내부에서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랜 부진으로 형성된 부정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 제르비 감독은 3연승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토트넘이 21개월 만에 되찾은 연승 흐름을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지속적인 경쟁력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