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팬들의 이물질 투척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혼란 속에서도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무려 54일 만의 승리였다.
마이클 캐릭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 2026~202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차전 홈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맨유는 UCL 2승2패(승점 6)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했던 무승 행진을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맨유는 최근 공식전 9경기에서 3무6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10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맨유가 54일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면서 "캐릭 감독은 믿기 어렵게도 팬들의 박수뿐 아니라 UCL 승리까지 얻어내며 경기장을 떠났다"고 조명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맨유는 전반 11분 로마의 마티아스 소울레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호드리구 모라의 도움을 받은 소울레가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18분에는 페널티킥으로 추가 실점했다. 맨유 수비수 에이든 헤븐의 핸드볼 반칙으로 로마에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키커로 나선 도니얼 말런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여기에 경기 도중 맨유 팬들의 거센 항의 시위까지 벌어졌다. 전반 21분경 일부 팬들이 그라운드로 테니스공과 각종 물건을 던졌다.
이는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과 짐 랫클리프 경을 향한 항의 시위였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 따르면 맨유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구단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할 때 올드 트래퍼드의 스트레트퍼드 엔드 관중석에서는 수백 개의 노란색과 초록색 풍선이 날아올랐다.
이후 경기 도중에는 테니스공 등 이물질까지 투척하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맨유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 등 선수들이 직접 그라운드에 떨어진 물건들을 치우는 데 동참했고, 이후 경기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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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시위는 경기 시작 20분 5초가 지난 시점에 시작됐다"면서 "이는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의 구단주가 된 2005년을 상징하기 위해 선택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맨유는 전반을 0-2로 마쳤다. 선수단 역시 홈 팬들의 거센 비난과 야유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후반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맨유는 후반 13분 추격을 시작했다. 쿠냐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키커로 나서 만회골을 터트렸다. 처음에는 페르난데스의 페널티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주심은 재차 페널티킥을 차도록 지시했다. 페르난데스는 어렵게 얻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맨유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브라이언 음뵈모의 슈팅이 양쪽 골대를 차례로 맞히는 아쉬운 장면도 나왔다.
결국 후반 38분 동점골이 터졌다. 로마 수비수 레오나르도 발레르디의 볼 처리 실수를 놓치지 않은 쿠냐가 페르난데스의 도움을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스코어는 2-2가 됐다.
기세가 오른 맨유는 불과 3분 뒤 승부까지 뒤집었다. 후반 41분 쿠냐가 셰이 레이시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전반전 0-2로 끌려가던 맨유가 3-2 역전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다만 쿠냐는 경기 막판 퇴장당하는 아쉬움도 남겼다. 역전골을 터트린 뒤 과도한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았고, 후반 추가시간 두 번째 경고까지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맨유는 수적 열세에도 남은 시간을 버텨내며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유럽축구 통계매체 풋몹은 쿠냐에게 평점 8.7을 부여했다. 쿠냐는 경기 막판 퇴장에도 멀티골을 터트리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페르난데스도 평점 8.6으로 맹활약을 인정받았다.
스카이스포츠는 "전반전 맨유는 전술만큼이나 정신력도 무너진 것처럼 보였다. 마치 항복하는 듯한 경기력이었다"면서도 "하지만 꿈의 극장에서는 여전히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역전승을 극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