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염불` 섬유산업전략
힘든 여건을 잠시 잊고 270만 섬유인의 화합과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섬유주간' 잔치가 각종 전시회 패션쇼 등의 이벤트속에 11일부터 15일까지 열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87년 섬유업이 단일업종으로는 처음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을 기념, 섬유의 날(11일)을 만든 이래 16회째 맞는 축제다.
산업자원부는 축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우리 섬유업이 세계 3강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담은 '섬유패션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만들어 언론에 배포했다.
이 전략에는 업계 최대현안과 관심거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화섬업계의 과잉 생산능력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 기본목표로 13개사 화섬기업을 9개사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해당기업은 누구더라"라는 소문으로 포장되면서 일부 업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힘겨운 자구노력을 기울이며 수출에 전념하던 한 업체는 난데없는 `퇴출결정설'이 나도는 바람에 바이어들의 오더가 취소되고 투자자들이 투매를 하는 소동을 빚은 것이다.
산업정책부서인 산자부가 국내 산업을 위해 발전전략을 세우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문제는 완성도 없이 전시실적에 급급하게 전략을 마련한다는 데 있다. 이번 구조조정 목표도 내용을 살펴보면 산업경쟁력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기 보다는 현재 화의 파산 워크아웃 중인 기업들을 모아 이들을 감축해야 한다는 막연한 계획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내용을 평이하게 만든게 무슨 국가산업 전략이냐"며 "업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장래 경쟁력을 깊이 분석해내는 산자부 자신의 견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관계를 넘어서 업계의 공감대를 불러낼 수 있는 '진짜배기' 산업전략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