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약 1순위 제한` 혼란

[기자수첩]`청약 1순위 제한` 혼란

원종태 기자
2002.11.18 12:30

[기자수첩]`청약 1순위 제한` 혼란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29일자로 시행한 투기과열지구내 청약1순위 자격제한이 준비 미흡으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우선 청약1순위 자격제한에 해당하는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1순위자 중 상당수가 실제 자신이 청약자격 제한을 받는 지조차 알기 힘들다. 건교부가 밝힌 청약자격 제한대상 중 `최근 5년간 아파트 당첨사실이 있는 자'의 유형은 무려 15가지에 달한다. 민간아파트 및 임대아파트 당첨자는 물론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와 조합아파트 조합원까지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5년간'이라는 당첨 기준일 산정도 전문가급 지식이 요구된다. 일반아파트는 실제 계약 체결일이 5년 이내면 1순위 자격제한을 받고, 재개발아파트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일, 재건축 아파트와 조합아파트는 사업계획승인일로부터 5년내이면 1순위 청약을 할 수 없다. 오랫동안 아파트 청약업무를 담당해온 한 은행 관계자조차 "자격제한 대상이 너무 복잡하고 기준일을 뽑아내기도 어렵기 때문에 1순위자 스스로가 자격제한 여부를 판단해 청약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힐 정도다.

급기야 지난 5일 있은 서울 10차 동시분양의 무주택 우선공급자 청약에서 정모씨(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39세)가 작년 8월 구입한 조합아파트 때문에 청약자격을 박탈당하는 사고가 터졌다. 정씨가 조합아파트를 구입한 시점은 사업계획 승인일 이후로 청약자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조합에서 지자체측에 사업계획승인일 현재 명단이 아닌 올 10월 현재 명단을 잘못 넘겼기 때문.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잘못된 조합원 명단이 전국적으로 어느정도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건교부의 전산망 관리기관인 금융결제원 주택전산망에 고스란히 입력돼 있다는 점. 때문에 제2의 정씨는 언제든 나올수 있다. 사전준비와 검증없이 내놓은 정책이 시장에서 어떤 역기능을 초래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22일 있을 서울 10차 동시분양 당첨자 발표를 놓고 건교부와 금융결제원 담당자는 벌써부터 한숨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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