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리니지 등급` 유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수정판을 내고 15세 등급판정을 받으면서 일단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10월17일 리니지는 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이상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리니지 게이머 가운데 절대 다수였던 청소년층 시장을 잃어버릴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던 것. 엔씨소프트는 지난 14일 아이템드롭(게임도구빼앗기)을 삭제한 리니지와 아예 게이머간 대결(PVP)을 막은 두 종류의 리니지 게임을 내놓아 각각 15세와 12세판정을 얻어냈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등급수정 과정에서 불거져나온 엔씨소프트와 문광부의 행보에 대해 의혹의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18세 등급판정이 뻔했는데도 수정없이 리니지 심의를 신청하는 등 오만함을 보였었다. 문광부와 영등위는 이미 지난 9월 리지니와 비슷한 게임 심의에서 아이템드롭 삭제가 15세 등급 판정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삼았다. 또 영등위는 온라인게임 등급제 시행안을 내놓으면서 게이머간 극단적인 대결을 부추겨왔던 아이템드롭의 삭제를 게임업체들에 줄기차게 요청해온 터였다. 엔씨소프트는 그러나 리니지의 핵심 게임요소인 아이템드롭에 손을 대지 않고 당당히 첫 심의에 들어갔던 것. 문광부나 영등위 역시 예외없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로 칼을 들이댔다. 결과는 18세등급 판정. 문광부와 영등위의 승리로 끝난 듯 보였다.
그러나 문광부와 영등위는 전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의 선두 주자란 리니지의 위상에 부담을 느꼈던 모양이다. 엔씨소프트를 설득해 재심의를 받게 해주려는 문광부와 영등위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 게 사실이다. 지난달 24일 쯤 영등위와 엔씨소프트간 접촉설이 게임업계에 흘러나왔다. 또 지난 7일 심의물불량 결정이 내려지자 마자 하룻만에 특별 재심의를 열어주겠다고 제안한 점도 문광부와 영등위에 리니지가 얼마나 `뜨거운 감자'였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제 일주일 뒤인 14일 수정심의에서 엔씨는 원하는 등급을 받게 됐다.
결국 청소년 보호라는 게임등급제의 당초 목표도 자본을 앞세운 `힘의 논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