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약자만 울린 정부

[기자수첩]약자만 울린 정부

김종수 기자
2002.12.04 11:51

[기자수첩]약자만 울린 정부

"다급해진 쌍용자동차가 57억원의 특소세 환급분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겠다는데 솔직히 승인해줄 명분이 없었어요. 채권은행 대부분이 난색을 표시했죠. 결국 정부가 부담할 것도 아니고 영업활동에 오는 피해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측이 부담키로 한거죠.”

정부의 춤추는 특소세 정책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번 무쏘스포츠 특소세 환급분을 떠앉게 됐다는 쌍용차 채권단 관계자의 말이다.

쌍용차 채권단은 지난 2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무쏘스포츠에 대한 특소세 환급분 전액을 쌍용차 자체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10월부터 2달여 끌어온 무쏘스포츠 특소세 파동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그러나 이날 채권단 운영위원회에는 주요 채권은행이 대부분 불참, 의결정족수에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부랴부랴 불참한 채권기관들에게 서면의결을 실시했고 결국 2/3의 찬성을 이끌어 냈다.

정부의 요구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형편이지만 불편했던 심기마저 누그러뜨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무쏘스포츠와 같은 레저용 픽업트럭에 대한 특소세 부과방침을 불과 한달여만에 ‘없었던 일’로 번복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만든 ‘다코타’에 대해 특소세를 면제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두 손, 두 발 모두 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또 무쏘스포츠를 구입한 고객들이 특소세 환급을 놓고 시민단체와 연계해 정부 주요부처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문의와 항의가 빗발치자 정부는 관련법 시행령을 바꾸겠다는 등 뒤늦게 수선을 떨었다.

결국 정부의 ‘오락가락’ 특소세 정책으로 인해 힘없는 소비자들과 애꿎은 자동차업체만 깊은 상처를 안게 됐다. 정부는 보다 신중하고 일관성있는 정책을 시행, 이번 사태로 인해 추락한 신뢰와 위신을 하루빨리 회복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