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송도 IT밸리 문제점

[기자수첩]송도 IT밸리 문제점

최상현 기자
2003.01.30 13:04

김영권부장/[기자수첩]`동북아 중심`과 동떨어진 송도IT밸리

"국내 IT 기업들의 연구소만 한 곳에 모아 놓으면 외국 기업들은 자연히 따라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과제로 발표한 '송도IT밸리'계획에 대한 인수위원회 한 관계자의 우려 섞인 목소리다.

IT를 중심으로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거대 R&D허브를 만들겠다는 인수위의 구상에 대해 경쟁력 등 현실성 분석이 떨어지는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송도 IT밸리가 홍콩이나 싱가포르, 중국 푸둥지구나 선천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느냐에 대해 인수위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각 성에서 세제혜택을 주면서 다국적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제쳐두고 외국기업들이 송도로 '자연히' 몰려들 것이라는 생각이 나이브하다는 지적이다.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혜택을 제시했지만 이에 앞서 지멘스, 모토로라 등 다국적 기업들이 거점 위주로 연구센터를 설립한다는 사실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가 하면 배후지역환경이 열악한 곳에 반도체, 자동차, 통신 등 이종업종들을 한데 모아 육성하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인수위가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경우 주변에 스탠포드, 버클리 등의 대학을 통해 자연스럽게 산-학 협동의 IT메카로 자리 잡은 반면 송도는 사정이 다르다. 또 산업특성상 소프트산업 위주의 개발기지인 실리콘밸리와 달리 송도 IT밸리의 경우 생산라인과의 근접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기업들의 이중투자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기존의 연구소를 그대로 둔 채 새로 연구소를 설립해야 하는 부담은 물론 기존 연구소를 송도로 옮기는 데 이중으로 투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다른 지역의 공동화를 야기할 수 있어 지방분권실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공약사항과 어긋나는 것은 아닌 지도 따져봐야 할 일이다.

일각에서 송도IT밸리가 '국내 공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구체적인 계획과 꼼꼼한 점검없이 'IT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자칫 해당지역의 부동산 가격 불안만 초래할 뿐 '동북아 중심'과는 너무나 먼 얘기가 되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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