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상선과 윤리경영

[기자수첩]현대상선과 윤리경영

이승호 기자
2003.02.03 11:52

[기자수첩]현대상선과 윤리경영

새해들어 재계 주요 화두의 하나로 `윤리경영`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보다 투명한 경영을 강조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국내 투자자들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신뢰를 심어주자는 것이 취지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LG 등 주요그룹들은 윤리경영과 신뢰경영 체제 구축을 올해 최우선 경영목표로 내걸고 행동강령 제정등에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임직원 개인의 윤리의식 확립은 물론 상사의 부당한 명령이나 지시까지 거부할 수 있도록 실천 매뉴얼인 '부정판단 기준'을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은 공개입찰제를 도입하고 윤리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부도덕한 거래를 상호 감시할 수 있도록 구매관련 윤리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곱씹어봐야 할 대목은 경영의 기본인 윤리문제가 갑자기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냐는 점이다. 뒤집어보면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윤리경영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윤리경영이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식되면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윤리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신뢰와 정직이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요란한 선언식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이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은 왜일까.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면서도 그동안 소비자들을 우롱했던 사례가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대북자금 지원설에 휘말려 있는 현대상선에 대해 일부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놓고 정부와 검찰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작 당사자인 현대상선은 `처분`만을 기다린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자금지원 경위 등을 소상히 밝히는 게 윤리경영의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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