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 키드의 자존심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쿵쿵따’ 게임을 둘러싼 표절 논란이다. 현재 게임형태로 '쿵쿵따'를 제공중인 업체는 D3i, 네오플, 넷마블이다.
사건의 발단은 네오플이 이달 5일 보낸 넷마블에 '쿵쿵따 게임의 표절 및 베타서비스 중지'라는 제목의 공문이었다. 최초의 비운동권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유명한 네오플의 허민 사장은 넷마블이 자사의 '쿵쿵따' 콘텐츠를 전반적으로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딴따라' 사이트를 통해 게임을 제공해온 D3i는 네오플의 캔디바에 앞서 지난해 4월 '쿵쿵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면서 자신이 게임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 사태는 더욱 꼬였다.
다툼이 진행중인 이 사태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는 현재로선 힘들다. 모 방송에서 히트한 ‘쿵쿵따’라는 게임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 보면서 안정효 원작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됐다. 어린 시절 할리우드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청춘과 인생을 영화에 바친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뛰어난 영화를 만들어내지만, 그 영화는 그들이 지금껏 봐왔던 영화들의 모자이크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지금 국내 게임산업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헐리우드 키드’와 같은 ‘게임키드’의 힘이 있었다. 오로지 게임만을 하고 게임을 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고 모든 것을 게임에 쏟아 부은 그들이 지금 게임을 국내에서 각광받는 산업의 하나로 만들어냈다. 국내 게임업체 사장의 다수는 ‘게임키드’ 출신으로 개발자로 출발했다. 이 ‘게임키드’들은 자기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서 큰 행복을 느끼고 있다.
영화에서 ‘헐리우드 키드’는 자신의 영화가 모조에 불과함을 알고 자살을 선택한다. 그것은 자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표절은 한 사람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게임키드’도 ‘헐리우드 키드’와 같은 존재로 보여진다. ‘게임키드’의 자존심으로 다시 표절논란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얼마전 만난 한 게임업체 사장은 “다시 개발자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이 귀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