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물산,13일만에 사라진 최대주주 "수수께끼"
한 개인이 상장사광덕물산(3월결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선지 단 13일만에 지분을 모두 장내서 팔아치우고 사라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류사업가인 임모씨는 광덕물산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구조조정 회사로부터 지분을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뒤늦게 다른 인수의향자의 출현으로 거래가 무산되자 서둘러 지분을 내다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씨에게 지분을 떠넘긴 기업구조조정회사 사장 김모씨의 주식거래 행적과 그동안 광덕물산 인수를 추진해온 기존 인수의향자가 협상을 중단한 시점에 대해서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지적이다.
임모씨는 누구인가?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모씨는 지난달 27일(실제 거래일) 광덕물산의 의결권있는 우선주(광덕물산우B) 18만1590주(6.23%)를 김모씨로부터 장외 매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8~9일 이틀간 이 주식들을 장내서 전량 매도했다. 최대주주가 된지 단 13일만에 주식을 모두 팔고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임씨가 지분을 전량 매각한 직후인 10일 광덕물산은 최근 사업연도 자본 전액잠식 사실이 확인됐다고 자진공시했고, 곧장 거래정지됐다.
임씨는 37세의 의류사업가로, 디자이너인 친형과 함께 경영할 의류업체의 인수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지난 4월부터 광덕물산에 관심을 가지고 회사 측에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동시에 임씨는 광덕물산의 기업 구조조정 자문을 맡고 있던 회사의 사장인 김씨와 접촉,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광덕물산의 의결권있는 우선주를 넘겨받기로 하고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광덕물산이 지난 5월17일 디지웨이브, 세원LCD(디지웨이브 컨소시엄)과 유상증자 계약을 맺고 이들을 최대주주로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광덕물산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당시 김씨도 광덕물산의 자본유치 작업에서 손을 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와 이미 주식 매매계약을 맺어뒀던 임씨는 어쩔 수 없이 우선주를 떠안았고, 최근 광덕물산이 세원LCD의 지분 참여를 고려해 지난 2일 LCD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주가가 뛰어오르자 장내서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광덕물산 인수에 실패하고 지분을 모두 내다판 뒤 최근 서울 방배동에 D사라는 의류업체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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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물산에 무슨 일이?
한편 임씨에게 지분을 내다판 김씨는 그동안 광덕물산의 자본유치 자문을 맡아온 기업구조조정회사의 사장이다. 지난 2002년 7월 광덕물산의 전 최대주주인 이모씨가 지분을 모두 장내서 팔고 사라진 뒤, 사실상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없었던 광덕물산에 대해 유상증자 방식의 자본유치 작업을 벌여오던 중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개인 명의로 광덕물산의 보통주 4만9000주와 의결권있는 우선주 42만주를 장내매입한 뒤 보통주 4만9000주를 곧장 장내매도하고 우선주만 남겨두고 있었다. 김씨의 우선주는 지난해 10월 감자로 인해 21만주로 줄었고, 대출을 위해 지난 2월 21만주를 담보로 맡겼다가 지난 4월 이 가운데 18만1590주를 되찾아왔다. 이 나머지 우선주 18만1590주를 지난달 임씨에게 장외에서 넘긴 것이다.
또 광덕물산은 임씨 대신 디지웨이브 컨소시엄과 자본참여 협상을 벌여왔으나, 디지웨이브 컨소시엄과의 협상도 지난 16일 결렬됐다.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이달말까지 채무 재조정과 유상증자를 완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돼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된다.
최기태 광덕물산 사장은 "자본유치를 위해 협상을 벌여온 협상이 갑작스럽게 결렬돼 당황스럽다"며 "최대한 서둘러 다른 인수 의향자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부정보 활용 가능성 적어
일각에서는 임씨가 10일 광덕물산의 자본 전액잠식 공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내부정보를 활용, 거래정지를 앞두고 지분을 팔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같은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덕물산이 10일 자본 전액잠식 자진공시를 내보내고, 그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공식적으로도 예상됐던 것이다. 3월 결산법인인 광덕물산은 이미 지난달 7일 최근 사업연도 38억665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 사업연도에도 자본 전액잠식 상태였고 추진 중이던 채무 재조정과 유상증자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시되는 '주주총회소집통지ㆍ공고사항' 상 재무제표를 통해 자본 전액잠식이 확인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최 사장은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규정상 10일까지는 재무제표와 자본 잠식 여부를 공시했어야 했다"며 "임씨 측은 당시 우리 회사의 협상 대상자가 아니었고, 그때 협상 대상자였던 디지웨이브 컨소시엄과도 우호적이지 않은 관계였기 때문에 회사가 공시를 할지 어떨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