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너무 급하지만 거부 이유없다"

[오늘의포인트]"너무 급하지만 거부 이유없다"

유일한 기자
2005.01.31 11:47

[오늘의포인트]"너무 급하지만 거부 이유없다"

조정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지난주말 미증시 약세, 2월물 옵션만기일의 부담, 미국의 금리인상에 이어 G7 각료 회담에서 예상되는 위안화 절상에 대한 압력 등 큰 악재들이 즐비하다. 그렇지만 주가는 잘 빠지지 않는다. 웬걸 틈만 나면 위로 튕겨 오르려는 움추린 개구리 모습이다.

종합주가지수는 11시 현재 6.75포인트 오른 928.34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며 안도감을 준 데다 이라크 총선이 그런대로 순조롭게 끝났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하지 않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나스닥선물지수가 급등한 게 영향을 줬다.

외국인이 539억원어치를 내다팔았지만 호전된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1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순매수가 무난히 소화해냈다.

'주가가 빠지면 주식을 사겠다'는 저가매수 전략이 좀처럼 통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자칫 오르는 주가를 보고 손가락만 빠는 위험(업사이드 리스크)에 빠져들 수 있는 여건이다.

무엇보다 상승추세 이탈을 부추길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는 게 긍정적이다. 상승추세의 이탈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지수의 저점을 연결한 추세선의 이탈을 들 수 있다. 현재 이 추세선은 890~900선에 있다. 그런데 890은 잘 알려진 것처럼 작년 4/4분기 강한 저항선이자 이제는 막강한 지지선으로 전환한 지수대이다.

두 번째 주요 이동평균선의 이탈을 꼽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 20일선, 중기적으로는 60일선이 흔히 사용된다. 20일선은 900대 초반에, 60일선은 880선에 있다. 900선조차 깨지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아무리 하락해도 880에서는 지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증권사들의 2월 전망도 저점을 880으로 잡고 있다. 880이면 현 지수대비 5% 하락한 구간이다.

5%이면 손절매 범위에도 들지 않는다. 보유중인 주식을 내다팔 근거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주식을 사야할까. 아니면 '그래도' 더 싸게 살 기회를 기다리는 고집을 피워야만할까.

김세중 동원증권(2월 지수 900~960)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할 우려는 별로 없지만 한 차례 조정에는 대비해야한다"며 환율 변수를 들었다. 미국 금리인상은 다소 공격적으로 단행된다해도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볼 수 있지만 환율이 G7 회담을 계기로 요동칠 경우 주가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상승 추세의 탄탄함은 인정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린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한다는 것.

시장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단적으로 전문가들이 기술주를 비롯 환율 민감주의 경우 1분기 실적을 확인해야한다고 말리지만 매수의 본능은 한발 물러섬도 없다. LG필립스LCD는 장중 5% 급등했다.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리지만 종합지수는 경기호황기 수준인 900대 중반으로 도약할 태세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데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은 수급의 변화, 리레이팅(주가 재평가) 등 두 가지 관점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시장의 현 주소를 고려할 때 리레이팅보다 수급 개선이 주가를 한단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 공급이 급감한 상황에서 적립식펀드 등 새로운 간접 상품이 잘 팔리고 채권 금리의 상승으로 주식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매수세가 워낙 강해졌다는 판단이다.

이 위원은 "돈이 많다보니 주가가 급락하면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고 주가를 제자리로 돌려놓은 모습이 속출하고 있다"며 "900~930 박스권에서 2주간 매물 소화가 이뤄지고 있어 여기만 넘어서면 전고점 940은 큰 저항없이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시기는 설 연휴 이후로 보았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올해를 놓고 보면 상승쪽으로 보는데 현 시점에서 900대 지수는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수급을 믿고 기대감이 너무 앞서가는 경향이 짙다는 것. 김 대표는 "주가가 너무 성급하게 오른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지만 주식 없이 오르는 장을 맞게될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비중 조절 없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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