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이란 이런 것입니다"

"상생경영이란 이런 것입니다"

최명용 기자
2006.06.18 09:07

[르포]삼성전자 협력업체 에이테크솔루션 탐방

"상생경영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삼성전자(178,800원 ▲11,600 +6.94%)의 협력업체인 에이테크솔루션을 찾아 가는 길은 험했다. 오산IC를 빠져 나와 30분여를 달려서야 겨우 정문을 발견했다. 2차로로 한참을 들어가 산 밑에 홀로 서 있는 공장을 찾을 수 있었다.

에이테크솔루션은 가전제품의 외형이나 각종 부품을 만들기 위한 금형을 만드는 회사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금형은 삼성전자의 각 부품업체로 보내져 삼성전자가 만드는 가전제품, 휴대폰등의 부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특수강으로 만들어진 금형은 작은 것이 500Kg정도의 무게다. 웬만한 크기면 1억5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큰 것은 1톤이 넘는 무게에 2~3억원을 호가한다. 에이테크에서 만든 최고가 금형은 5억5000만원짜리였다.

시골에 있는 작은 공장인줄 알았는데 내부를 보고 나서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천장까지 닿는 거대한 기계가 곳곳에서 쇠를 깍아내고 있었다. 금형 표면을 다듬는 다이아몬드 밀링, 1분에 4만5000번 회전하는 드릴이 쇳덩이를 깍아 낸다.

이렇게 깍아낸 쇳덩이 틀에 플라스틱을 부어 내면 휴대폰 외형이 되고, TV외형이 된다.

대형 드릴에 '이 기기는 삼성전자 소유입니다'란 표지가 붙어 있었다. 삼성전자에서 차압한 것 아니냐고 짖궂게 묻자 이범경 이사는 "중소기업에서 한대에 수십억원이 넘는 기계를 사는 것은 무리다"며 "이 기계는 삼성전자에서 사서 우리에게 빌려준 것이고, 다른 기계들도 50대 50으로 공동으로 매입한게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면 새로운 기계를 많이 들여야 하는데 삼성전자 덕에 우리 금형 기술이 세계 최고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좋은 협력업체라지만 이정도 대우를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였다. 그러나 에이테크의 지위에 대해 설명을 듣자 이해가 갔다.

2001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에이테크는 삼성전자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이곳에서 금형을 제대로 말들어야 부품의 완성도가 높고, 삼성전자 이름으로 나가는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삼성전자의 초대박 히트 상품인 보르도TV. 보르도TV는 깨끗하고 고급스런 색감과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르도TV의 고급스런 색감 뒤에 에이테크의 기술력이 숨어있었다.

기존 금형의 경우 플라스틱수지를 60도로 가열해 부품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보르도TV의 경우 스팀열을 이용, 150도의 온도로 플라스틱 수지를 녹인다. 이렇게 열처리를 한 뒤 금형으로 찍어내는 부품은 깨끗한 질감을 유지한다.

기존 금형의 경우 프레스로 나온 제품에 스프레이로 물감을 뿌려야 했으나 스팀가공 금형은 그 자체로 깨끗한 표면이 보장된다. 그만큼 원가와 공정을 줄일 수 있고, 제품의 고급스런 색감도 가능하다.

이범경 이사는 "일본에서 처음 개발됐으나 사장된 스팀가공기술을 삼성전자에서 발굴해 우리가 실현시켰다"며 "보르도TV의 프리미엄 디자인 뒤에는 우리의 금형 기술이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에이테크내에 금형기술센터를 열었다. 각종 지원이 계속되는 것은 물론이다.

에이테크는 무도면 3D설계로 금형납기기한을 45일로 단축시켰다. 기존에는 90일에서 120일까지 걸렸으나 이제는 빠른 것은 30~45일만에 금형을 만들어 낸다. 급한 것은 20일만에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빠르게 변하는 디자인 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디자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이유다.

에이테크는 이제 다른 협력업체를 교육할 정도가 됐다. 금형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를 대신해 인증을 해주기도 한다. 진정한 상생으로 모회사와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한 모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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