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브랜드 체험 센터 및 안전 센터
볼보의 고향 스웨덴 고텐버그(Goteborg)에서 버스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투슬란다 공장. 이 곳에는 볼보 본사를 비롯, 차체-도장-조립 등 전 공정이 이뤄지는 볼보 최대의 생산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6일(현지시간) 우리나라 늦가을처럼 쌀쌀한 날씨 속에 방문한 볼보의 본거지는 스웨덴의 자연처럼 깔끔하고 조용했다. 공장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 공장 곳곳의 주차장에 들어선 새차만이 이곳이 생산공장임을 알 수 있게 했다.
축구장 11개 규모의 투슬란다 공장의 한쪽에 이날 목적지인 '볼보 브랜드 체험 센터'와 충돌시험장을 갖춘 '볼보 안전 센터'가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다. 특별한 간판도, 거창한 장식물도 없었다.
하지만 소박한 외양과 달리 이 곳은 볼보 경쟁력의 산실이다. 바로 볼보의 3대 핵심 가치인 안전, 환경, 성능을 위한 볼보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안전..세계 최고의 충돌시험장= 볼보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이미지는 바로 '안전'하다는 것. 볼보 안전 센터는 이같은 이미지가 허상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곳은 전세계 충돌시험장 가운데 가장 앞선 시설을 자랑한다. 시험차를 달리게하는 2개의 주행터널 가운데 1곳은 부채를 접었다 펴듯이 90도까지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충돌 테스트가 가능하다.
또 정확한 테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충돌 시험 차량에 탑재하는 인체 모형인 더미의 개발 또한 독보적이었다.
어른, 아이, 남자, 여자의 특성을 가진 더미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임산부 더미까지 개발해 임산부와 태아에 대한 안전까지 고려한 시험을 하고 있다. 개당 1억원 가까이 하는 더미를 볼보는 100여개 이상 확보하고 있다.
안전센터 자문역을 맞고 있는 토마스 브로버그씨는 "이곳에서 연간 400회의 충돌 시험이 차종에 상관없이 실시된다"며 "시험 조건은 모두 실제 사고와 똑같은 상황으로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사고 결과 및 이에 따른 실험 결과를 토대로 제품을 개발한다는 말이다.
볼보는 특히 본사가 위치한 고텐버그시를 중심으로 반경 100㎞내에서 볼보차 관련 자동차 사고가 나면 조사팀을 한 시간 이내에 출동시킨다. 조사팀은 사고에 대비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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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도착한 사고 조사팀은 먼저 사고현장 측정과 함께 사진촬영을 한후 경찰과 목격자, 관련자들을 인터뷰한다. 이후 사고차량을 심도있는 분석을 위해 작업장이나 볼보 안전 센터로 옮긴 후 탑승자의 부상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한다.
브로버그씨는 "교통사고조사팀의 조사, 분석, 통계는 제품 개발에 곧바로 적용시킨다"며 "자동차 앞좌석에 설치돼 추돌사고시 의자 전체가 15도 뒤로 젖혀진 다음에 고정돼 충격을 최소화하는 장치인 윕스(Whips)도 사고조사팀의 분석이 낳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볼보는 충돌사고때 룸이 부서지는 것을 막는 세이프티 케이지(1944년), 3점식 안전벨트(59년), 어린이용 안전시트(64년), 헤드레스트(68년) 등 초창기 자동차가 현대적 모습을 갖추는데 필요한 안전장비 대부분을 볼보가 개발했다.
이는 오늘날에도 이어져 ABS(84년), 에어백(87년), 사이드 에어백(94년), 전복방지 시스템(97년), 커튼형 에어백(98년) 등도 볼보에 의해 만들어졌다.

◇환경..대체 에너지원 주력= 안전에 대한 강한 이미지로 인해 볼보의 '친환경' 이미지는 살짝 가려져 있는게 사실. 하지만 볼보만큼 환경에 대한 투자를 많이하는 기업도 드물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스웨덴은 국토의 대부분이 숲과 호수, 강으로 이뤄진 나라로, 자연과의 호흡을 중요시한다. 가구나 자동차의 디자인도 광활한 대자연에서 영감을 얻을 정도로 스웨덴 사람들의 자연 사랑은 유별나다.
스웨덴 사람들의 자연 사랑은 곧바로 청정한 대체 에너지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석유 에너지의 의존도를 0%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믿기지 않지만 현재 스웨덴의 석유 에너지 의존도는 30%에 불과하다. 전체 에너지의 26%를 재생 자원에서 뽑아내고 있다고 한다.
볼보의 브랜드 체험 센터는 환경 보호를 위한 볼보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특히 이산화탄소 등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볼보가 주력하고 있는 친환경차량 개발 현황이 인상적이었다.
일행을 안내한 가이드 구닐라씨는 "지난 89년 알코올 자동차를 출시했던 볼보는 95년 메탄가스를 이용한 바이-퓨얼 자동차를 내놓았다"며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기존 휘발유차보다 25%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볼보는 이보다 한단계 나아가 지난해에는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을 85%까지 휘발유와 섞어쓸 수 있는 플렉시퓨얼 차를 양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일반 차량보다 무려 80%나 감소시켰다고 자랑했다.

볼보는 또 5가지 연료원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 퓨얼 방식의 차량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멀티 퓨얼은 하이탄(수소메탄)ㆍ바이오 메탄ㆍ 천연가스ㆍ바이오 에탄올 E85ㆍ휘발유 등 5가지 연료를 사용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친환경 자동차.
각각의 연료가 주입될 때마다 연료에 맞춰 엔진, 변속기 등이 자동으로 최적화된다. 최대 출력은 200bhp, 0km/h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7초다.
멀티퓨얼 프로젝트 리더인 매츠 모렌씨는 "볼보의 멀티 퓨얼 모델은 엄격한 유럽과 미국의 기준을 모두 만족시킨 혁신적인 차로 환경을 생각하는 볼보의 기업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하면 한참이나 앞서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1일부터 바이오디젤을 시판했지만 바이오디젤 포함 비율이 0.5%에 불과해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자랑은 이어졌다. 구닐라씨는 정사각형으로 압축한 차체를 보여주며 "볼보는 차 한대당 전체 무게의 85% 가량을 재활용하고 있다"며 "오는 2015년까지 재활용 비율을 95%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