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로 만리장성 8번, 오리온의 무한도전

초코파이로 만리장성 8번, 오리온의 무한도전

베이징=김희정 기자
2008.10.26 13:20

[르포]中 전초기지 랑팡 공장, 1日 생산량 230만개… "2013년 매출 1조"

- 철저한 위생 관리와 원료 선별… 중국 정부도 인정

- 올 매출 2억5000억달러 목표, 2~3년내 국내매출 능가

▲베이징의 오리온 랑팡 공장에서 한 중국인 근로자가 '초코파이' 생산라인에서 포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베이징의 오리온 랑팡 공장에서 한 중국인 근로자가 '초코파이' 생산라인에서 포장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하북성 랑팡 개발구. 붉은 원 바탕에 흰 별무늬가 스쳐가는 익숙한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오리온의 중국시장 전초기지인 랑팡 공장 입구다.

초코파이 라인 하나로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지 꼬박 10년. 이제 매출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250억원)를 바라보는 현지 중견기업이 됐다. 멜라민 파동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민심이 흉흉한 상태지만 오리온은 연평균 40~50%의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준 오리온 랑팡 공장 연구소장은 "초코파이의 맛은 초코렛이 좌우한다. 전지분유 산지를 바꾸면 맛을 유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오리온은 맛의 통일성을 위해 프랑스산 전지분유, 그것도 특정 수입업체의 34개 생산 공장 중 1개 공장의 생산 물량만 수입해 쓰고 있다.

최근 상하이 상품검사국(식약청)은 멜라민 파동 후 중국 업체를 시찰하러온 유럽 시찰단에게 토종 기업의 공장 대신 오리온 상하이 공장을 선보이기로 했다. 외국 업체지만 그만큼 믿을만한 먹을거리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

식품업체의 생명은 위생이다. 하지만 베이징은 물이 워낙 귀하다보니 공장 설립 초기엔 머리를 감지 않고 출근하는 직원들이 절대 다수였다. 5만㎡ 규모의 공장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김흥재 오리온 중국법인장(오리온스낵 사장)은 "머리를 감지 않고 출근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아예 샤워실을 따로 만들었다. 손톱 검사도 필수다. 이젠 직원들이 출근하자마자 샤워실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공장 내부는 병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청결했다. 생산라인 출입 시엔 이중, 삼중의 소독단계를 거쳐야했다. 공장 내 직원들의 금연도 필수였다. 멜라민 사태 후 제품 생산과정에서 머리카락 하나 섞이지 않도록 원료부터 반제품, 완제품 단계까지 이물질 검증 절차를 늘렸다고 한다.

10년간 초코파이의 누적 판매량은 27억개. 13억 중국인구가 1인당 2개씩 먹은 셈이다. 지난해 팔린 초코파이의 지름을 합하면 만리장성(2700㎞) 길이의 8.1배에 달한다.

랑팡 공장의 1일 초코파이 생산량은 2만4000박스, 낱개로 230만개에 달한다. 파이류에 이은 효자상품인 '보틀 껌'(bottle gum, 통에 든 껌)은 하루 24톤씩 생산되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의 파이류 시장을 60% 가량 점유하고 있다. 베이징 중심지의 까르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매장에는 초코파이를 비롯한 오리온의 제품들이 목 좋은 자리를 점하고 있다.

12개 들이 초코파이 1 상자의 가격은 10.3위안(현지 롯데마트 판매 가격). 중국 물가로는 맥도널드 햄버거 가격을 능가하는 가격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전략은 먹혔다. 철저히 중상위 소득 수준의 소비자를 겨냥해 대형 할인매장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혔다.

상대적으로 유통망을 뚫기 쉬운 보틀껌으로 먼저 판매처를 확보하고, 보틀껌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초코파이 거래처를 늘렸다. 중국 내 한류 톱스타 장동건을 모델로 CF도 찍었지만, 중국 전역의 광고는 진출한지 10년이 된 최근에서야 처음 집행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마케팅은 자제했다.

납품업체와 철저히 현금으로만 결제한 것도 주효했다. 현금결제를 고수함으로써 판매처를 양적으로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만큼 믿을 수 있는 거래처만 선별해 팔 수 있었다.

오리온의 중국법인은 이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칭다오 등 4개로 늘어나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됐다. 칭다오 공장은 2009년 말 완공,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김흥재 법인장은 "지금까지 파이류와 껌이 성장을 견인했지만 2006년 랑팡에 스낵 공장을 따로 완공하면서 스낵이 새로운 원동력이 됐다"며 "2013년까지 중국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해 2~3년 내 한국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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