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저금리→이머징 버블로"-스티글리츠

"美 장기저금리→이머징 버블로"-스티글리츠

권다희 기자
2009.10.27 17:30

제3차 OECD포럼 참석차 방한

서울대 경영대 SK 슈픽스홀에서 강연 중인 조세프 스티글리츠 교수ⓒ머니투데이
서울대 경영대 SK 슈픽스홀에서 강연 중인 조세프 스티글리츠 교수ⓒ머니투데이

조세프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교수(67)가 27일 서울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새 거시금융체제'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그는 제3차 OECD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미국의 정책과 관련, 미국의 장기적인 저금리 통화정책이 이머징 마켓의 버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이 유입되면 이들 국가의 금리는 점차 상승하게 되고, 금리가 높아질 수록 이 지역으로 자금이 더욱 유입돼 버블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 그가 줄곧 강조해온 강력한 금융규제 도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마불사'가 가능하도록 만든 미 정부의 금융규제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한 기관의 붕괴 여파가 사회 전체로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금융시스템에 대한 규제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 '대마불사' 용인한 정부정책이 금융위기 불러

특히 스티글리츠 교수는 '대마불사'를 만든 미국 정부의 금융구제방안을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으로 거론했다. 그는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겸업을 금지하는 글래스-스티걸 법이 폐지된 1999년 이후의 정부 정책이 금융위기를 불러 온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며 확립된 금융구제 정책이 은행만 살리는 게 아니라 주주와 채권자들까지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투자주체로 하여금 위험을 지지 않게 했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기업지배구조도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금융기관의 잘못된 인센티브 구조가 투자은행의 고위임원들에게 과도한 고위험 투자를 야기했고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 글로벌 임밸런스의 핵심은 지구촌 빈곤 해결 못하는 자원 배분

글로벌 임밸런스에 대해서는 돈을 빌리는 쪽과 빌려주는 쪽이 있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기로 접어들고 있는 미국에서 저축률이 0%에 가까운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이런 상황 하에서 미국 가계 소득까지 계속 하락해왔다. 미국 경제는 지금까지 소득 하락을 집값 상승이 상쇄하며 소비를 지속해 오는 식으로 지탱돼 왔던 것이다. 그에 따르면 2008년의 미국의 중위소득계층의 실질 가계소득은 2000년보다 4%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집값의 상승이 낮은 저축률을 보충해 줄 것이라 믿었고 정치가들은 '대출'이라는 문을 열어 놓고 계속 소비를 부추겼다. 그러나 부동산 버블이 터지며 이러한 시스템은 '지속불가능'함이 판명됐다.

반면 미국 밖 국가들의 저축률이 높은 이유로는 1997년 당시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겪은 개발도상국들은 엄청난 규모의 지급준비금을 쌓아두었고 이러한 패턴이 글로벌 임밸런스로 연결된 측면이 있다는 것.

덧붙여 스티글리츠 교수는 "G20의 글로벌 임밸런스에 대한 인식에 실망했다"고 언급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는 더 많은 소비가 아니라 잉여 자본을 진짜 필요한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쪽에서는 과잉설비 등 자원이 넘치고 있는 상태이나 지구 한편에서는 지구온난화, 빈곤 문제 등 필요한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천연자원, 인적자원, 자본재 등 모든 자원이 제대로 배분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가장 심각한 '불균형'이라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주장했다.

*스티글리츠교수는?

1967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예일대, 프린스턴대, 듀크대, 스탠퍼드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1997년부터는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를 역임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콜럼비아 대학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9년에는 40세 이하의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베이츠클라크상'을 수상했으며, 정보경제학에 관한 공헌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IMF의 정책을 비판한 '세계화와 그 불만' 등의 저서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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