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만들기 50년..."0.1%가 되다"

'깡통' 만들기 50년..."0.1%가 되다"

정영일 기자
2010.10.13 07:50

[마켓 스토리]50주년 맞는 승일...'국민연료 썬연료'키워내

-'에프킬라' 캔으로 시작, 종합 제관업체로 성장

-신공장 준공, 해외시장 개척 주력

깡통만으로 반세기를 버텼다.

제관업체승일(7,350원 ▼40 -0.54%)은 직원수 14명의 라이터 가스 캔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했다. 그런 회사가 매출 1000억원 수출 2000만달러의 회사로 컸다.

회사를 키우기도 어렵지만 수성은 더 어렵다. 기업이 창업해 50년을 지속할 확률은 0.1%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승일은 모든 기업가들이 꿈꾼다는 0.1%가 된 것이다. '국민연료 썬연료'로 널리 알려진태양산업(6,970원 ▼130 -1.83%)도 키워냈다.

고 현진국 회장이 1961년 창업한 회사를 아들인 현창수 사장이 이어받아 키워온 50년 세월동안 승일은 라이타 가스 캔 제조업체에서 종합 제관업체로 발전했다. 승일은 지난 11일 충남 천안 공장에서 창업 50주년 기념식을 갖고 향후 50년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현창수 승일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충북 천안시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머니투데이
↑현창수 승일 대표이사가 지난 11일 충북 천안시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머니투데이

◇창업 50년, 0.1%의 꿈

1970년대 중반 승일이 처음 라이터 가스캔에서 파리·모기약 '에프킬라'용 캔(에어졸 캔)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을 당시는 함석판을 손으로 납땜해 캔을 만들었다.

현창수 사장은 "당시 에어졸 캔 시장은 국내는 완전 불모지였고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기술 수준은 낮았지만 열정은 남달랐다. 1년여에 걸친 끈질긴 기술 개발 끝에 에어졸 캔 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에어졸 메이커인 미국의 S.C 존슨 한국공장에 에프킬라 캔을 4만7000개 납품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승일의 사업영역인 에어졸 캔 제조 사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충북 천안에 위치한 승일 공장 전경.ⓒ승일
↑충북 천안에 위치한 승일 공장 전경.ⓒ승일

승일이 본격적으로 부탄가스관 사업에 나선 것은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전후해서다. 당시 정부는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깨끗한 식당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이에 발맞춰 포터블 가스레인지 '블루스타' 보급이 본격화됐다.

당시 승일은 블루스타 제조업체인 일본 후지카와의 규격을 통일하는데 성공한다. 가스라이타 가스캔을 만들 때부터 쌓아왔던 '썬연료'라는 브랜드 네임 덕분이었다. 후지카와의 협업을 통해 승일은 '썬연료'를 국민 브랜드로 키워낸다.

현 사장은 "1988년 휴가철에는 강원도 강릉 휴가지에서 1개 500원짜리 썬연료가 2500원을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로 품귀현상이 일어나며 사회적 관심을 모으기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승일은 1988년 말에는 국내외 52개 유통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고난을 딛고, 제관업 선두주자로

1989년, 승일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난다. 부탄가스 '썬연료' 사업을 따로 떼어내 태양산업을 설립하고 인천 주변에 흩어져 있던 공장을 천안으로 모은 것이다.

이를 통해 승일은 세안산업과 우성제관, 태양산업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국내 제관업계 선두주자로 나서게 됐다. 특히 태양산업은 제품 생산 초기부터 수출에 주력해 1993년 무역의 날 '수출 백만불탑'을 다음해애는 '오백만불' 탑을 수상했다.

↑승일 천안공장에 새로 설치된 로봇 자동포장기.ⓒ머니투데이
↑승일 천안공장에 새로 설치된 로봇 자동포장기.ⓒ머니투데이

승일도 1990년부터 일본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에어졸 제품을 수출하며 국외로 진출을 시작했다. 1993년에는 세계적인 에어졸 밸브 메이커 린달 그룹과 제휴를 맺기에 이르렀다.

현창수 사장은 "처음 제관업을 배웠던 일본 등 선진국에 지금은 연간 20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며 "그만큼 승일과 태양산업의 기술력과 품질이 세계 수준임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1980년대초 '에프킬라' 캔을 납품해 오던 삼성제약이 부도가 났다. 승일은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성제약에 납품을 계속했다. 당시 삼성제약에서 받은 어음을 현금화하는데 5년이 걸렸다.

승일은 평소 비축해놨던 원료와 자금을 가지고 이 기간을 버텨냈다. 거래처와 쌓아놨던 신뢰관계도 당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됐다.

현창수 사장은 "무리한 투자와 사업확장을 하지 않았고, 50여년간 무차입 경영을 추구해 거래처 부도 등에 어려움에도 사업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공장 준공, 창업 100년 향해

승일은 창업 50주년에 때맞춰 천안에 최신 시설을 갖춘 공장도 함께 준공했다. 대지 8000평에 건평 7000평 규모로 에어졸 관의 경우 연간 3억개 생산이 가능하다. 완제품도 2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다. 9개의 제관 생산라인이 동시에 돌아간다. 국내 최대 규모이다.

제관을 생산하는 전 공정이 직선형태의 라인 한 개에 설치돼 있다. 전자 감응식 자동 컨베이어 벨트를 새로 도입해, 제관이 빠른 속도로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이동, 깡통이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다고 회사측은 자랑했다.

또 로봇을 이용해 생산된 제관을 실시간으로 자동 포장할 수 있는 설비도 갖췄다. 기존 생산라인의 병목구간이었던 포장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현창수 사장은 "세계 선두권 제관업체들도 부러워할만한 설비"라고 말했다.

승일이 처음 현대적인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것은 지난 1978년이다. 당시 승일은 스위스산 자동용접기계를 도입했다. 당시 도입했던 설비들이 지난 50년을 있게 했다면 새로 도입한 설비들은 향후 50년, 창업 100년을 위한 설비들이다.

현창수 사장은 "단순히 제관·충진을 통한 주문자위탁생산방식(OEM)방식의 제품 납품을 벗어나, 원액제조부터 고객사의 니즈를 창조하는 제품개발까지 각 분야에 있어 개발자생산방식(ODM) 개념의 접근을 통해 고객과의 거래관계를 한층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승일과 태양산업은 천안공장 준공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개척에도 더욱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현 사장은 "연료관의 경우 부탄가스를 사용하지 않던 동남아, 미국, 유럽, 남미, 중동 등에서도 제품 사용빈도가 늘고 있다"며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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