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 투자? 사는 순간 '반값'인건 아시죠

다이아 투자? 사는 순간 '반값'인건 아시죠

오정은 기자
2012.01.30 14:41

유로존 위기에 다이아몬드 시장 침체… 기준가 없고 매매가 격차 커 부적합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드비어스 다이아몬드의 230캐럿짜리 '밀레니엄 스타 다이아몬드'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드비어스 다이아몬드의 230캐럿짜리 '밀레니엄 스타 다이아몬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업체인 씨앤케이(CNK)의 주가조작 의혹에 다이아몬드가 새삼스레 재조명을 받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다이아몬드 시장은 지난해 유로존 위기 여파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 대신 신랑·신부가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결혼 풍속이 증가하면서 예물이 간소화된 영향도 컸다.

다이아몬드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프라이스스콥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은 7월까지 연초대비 30% 가량 올랐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가 불거지자 8월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사치품인 다이아몬드는 경기 둔화 압력이 발생하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 재테크?'

지난해 다이아몬드 가격이 오르자 '금 대신 다이아 재테크'라는 말이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석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 재테크로 수익을 보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인 삼신다이아몬드 관계자는 "재테크 목적으로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려고 찾아오는 고객은 없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는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데다 매매가 격차가 커 재테크용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이아몬드의 매입가는 판매가의 50% 수준"이라며 "이런 낙폭을 감수할 정도의 다이아몬드 가격 상승이 이뤄질 거라고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를 저가에 구매할 수 있는 종로 귀금속 상가에서도 최소 20%의 매매격차를 감수해야 한다. 금의 경우 24k 1돈(3.75g) 매입가와 판매가 격차가 10% 수준이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표준화된 가격 정보가 없는 것도 재테크용으로 부적합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은 함량 비율에 따라 14k, 18k, 24k로 나뉘며 종류별 시세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캐럿(중량, Carat), 투명도(Clarity), 컷(Cut), 색상(Color) 이른바 4C에 따라 수 천 가지 가격이 가능하다. 기본 시세표가 있긴 하나 전문감정사가 작성한 감정서로 다이아 고유의 가격을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로의 한 보석감정사는 "다이아 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문과 달리 지난해 예물용 다이아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다이아가 재테크용으로 유용하다는 것은 판매업체들이 마케팅용으로 사용하는 표현일 뿐 실제 재테크 가치는 금과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경매에 등장할 정도의 희소한 다이아라면 재테크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신 다이아몬드, 삼신 다이아몬드의 '페이스 티아라' 왕관.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로 만들었다.
ⓒ삼신 다이아몬드, 삼신 다이아몬드의 '페이스 티아라' 왕관.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로 만들었다.

○...사모님은 다이아를 좋아해

다이아몬드는 재테크용으론 부적합해도 부유층의 소장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목록에는 부동산, 예금, 주식과 더불어 미술품, 악기, 저작권과 보석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들 고위공직자들이 부인 명의로 신고한 목록에는 다이아몬드가 두드러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는 500만원 상당의 1.07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신고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부인 명의의 다이아몬드 목걸이(800만원)를 신고했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부인도 다이아몬드·에메랄드·진주 반지(1650만원)를 재산목록에 올렸다.

정의화 국회부의장 부인도 1.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2개(1920만원)를 보유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2캐럿 다이아몬드(700만원)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부인은 3캐럿 다이아몬드(3000만원)를 각각 신고했다.

다이아몬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신고한 가격은 최저 품질의 다이아몬드라고 해도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이라고 평했다. 2캐럿 다이아몬드가 700만원이면 거의 공업용 다이아 가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2캐럿 다이아 가격은 2000만원에서 1억원대까지 분포해있다.

실제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뒤 '다이아몬드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되자 "평가액을 신고하는 데 미흡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요즘 대세는 '다이아 커플링'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품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예물용 1캐럿 다이아는 종로 귀금속 상가에서 800만원~1000만원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삼신다이아몬드 등 브랜드 업체에서는 1000만원~2000만원대다. 다이아 기본가에 반지, 목걸이로 가공하는 '세팅비'가 70~80만원, 많게는 200만원 정도 추가된다.

삼신다이아몬드 관계자는 "다이아가 비싸다보니 예전처럼 목걸이, 귀걸이, 반지까지 예물 풀 세트로 하기보다는 가볍게 커플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용적인 결혼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예물 간소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파니, 까르띠에 등 '명품' 다이아몬드는 종로귀금속 상가에 비해 값이 2배 가량 비싸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명품 쥬얼리 매장이 늘면서 종로 상가의 매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명품 다이아는 재판매 가격이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만원짜리 티파니 반지라면 다이아값이 500~600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고거래에서는 800~900만원만 받을 수 있다.

한편 예물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현행 상속법 및 증여세법에는 '사회통념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 대해서는 비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Pricescope.com, 2007년부터 2012년 1월 현재까지 원석 다이아몬드 가격 추이.
ⓒPricescope.com, 2007년부터 2012년 1월 현재까지 원석 다이아몬드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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