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지난 2분기 한국의 힘 펀드는 수익률이 하위 90%에 속할 만큼 성적이 저조했습니다"
지난 7월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설명회에서 한 펀드매니저가 투자자 앞에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국내 대형 수출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한국의힘' 펀드를 운용하는 이용범 부장이었다.
이 부장은 "경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하고 경기민감주 비중을 높게 담았다"며 "비중 있게 담았던 GS건설 등이 어닝 쇼크를 맞으며 수익률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대형주 강세장이 도래하며 한국의힘 펀드는 빠른 속도의 턴어라운드를 보여주고 있다. 수출주 위주의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며 힘든 상반기를 보냈던 펀드매니저들은 요즘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꼴찌펀드가 1등 하는 날, 온다"=한국의 힘 펀드는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허남권 전무가 가입한 펀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자기운용펀드 가입 금지 가이드라인을 전 운용사에 내려보내며 허 전무도 기존에 보유 중이던 신영자산운용 펀드를 환매하고 타사 펀드로 갈아탔다.
허 전무는 "남들이 몰려가는 곳을 보지 말고 남들이 다 버린 곳을 찾아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며 "실력이 뛰어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인데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라면 경기가 돌아설 때 빠른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한국의힘증권투자신탁 1(주식)(A)는 2분기 -9.22%의 수익률로 저조했다. 하지만 7월 이후, 이날 기준 3분기 수익률은 6.59%로 가파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에 거치식으로 펀드에 들어간 투자자라면 이미 5% 이상의 수익을 낸 상태인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기초소재강국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e) 펀드도 2분기에는 -12.66%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18.15%의 성적으로 수익률이 급격히 회복되는 추세다. 수출주와 경기민감주에 주로 투자하는 NH-CA자산운용의 NH-CA대한민국베스트30증권투자신탁[주식]Class C 2 펀드도 2분기 -7.21%로 부진했지만 7월 이후 10.67%의 성적을 거두는 중이다.
허 전무는 "지난 20년간 한국 증시는 항상 순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바닥을 찾아 투자한 뒤 기다리는 마인드로 투자에 임하면 같은 월급을 받으며 회사를 다녀도 자산 증식에서는 남다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독자들의 PICK!
◇코스피2000, 어떤 펀드 가입할까=외국인 순매수에 코스피 지수는 2000포인트에서 맴돌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2000이 고점이라고 생각해 펀드 환매에 나서고 있다. 지난 2년간 지수가 1700~2000포인트의 박스권에서 움직였고 경기가 아직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아서다.
한용남 동부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여기서 지수가 2100포인트까지 오른다고 해도 추가로 가능한 성과는 5%에 불과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5%의 추가 수익을 노리고 기다리기보다는 적당한 시점에서 환매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펀드 환매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3분기 들어 가장 소외됐던 펀드를 찾아봤다. 6월에 증시가 급락한 뒤 7월부터 반등하며 대부분의 펀드를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지만 특히 부진했던 펀드는 중소형주 펀드였다. 일각에서는 중소형주 펀드가 끝물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에 후행하는 경향을 생각하면 중소형주 펀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조선, 기계 등 산업재 관련 주식들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관련 부품주로 매수가 하향되고 있다"며 "산업재 전반을 매수하는 탑다운 접근 방식의 매수 행태를 볼 때 산업재 관련 중소형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