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1조에 분할인수 협상…면세점 탈락-KT렌탈 실패 반전 기회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재계서열 3위 SK그룹이 케이블 유선방송사 씨앤앰(C&M)과 생활가전 기업 코웨이 인수를 동시에 검토하기 시작했다.
총수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신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M&A(인수·합병)라는 공격적인 형태로 모색되는 것이다.
15일 SK와 관련업계에 따르면SK네트웍스(5,870원 ▼70 -1.18%)는 최근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내놓은 기업 물건 중에서 씨앤앰 인수를 위한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와 MBK는 최근 SK루브리컨츠 매매 시도를 통해 깊은 교류를 가지게 됐고 해당 거래는 가격 차이와 내부문제로 결렬됐지만 다른 차원의 협의를 논의하다가 씨앤앰 거래가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올 초부터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서울·경기 지역 가입자 238만명을 보유한 씨앤앰 매각을 개시했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SK와 LG, 태광, CJ그룹이 모두 거래에 응하지 않아 이 거래는 반년 넘게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4월부터 다시 자산분할 매각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놓아 흥행을 시도하고 있으나 최근까지 기대했던 원매자들의 입질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던 상황에서 성장 동력확보에 굶주렸던 SK네트웍스가 씨앤앰 알짜자산의 인수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종합상사로 커온 SK네트웍스는 그룹 계열사들의 자체 수출입 역량이 커져 주요기능이 상실되자 수입차 매매, 해외자원 개발, 휴대폰 유통사업, 주유소 운영, 면세점 및 패션, 호텔 사업 등으로 창출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자원 개발 실패와 면세점 사업자 탈락에 중국 사업부진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초 주요 경영진을 물갈이한 SK네트웍스는 총수지시에 따라 확실한 성장사업을 찾고 있다. 상반기 KT렌탈 인수전에서 1조원에 달하는 베팅에 나서면서 롯데와 대결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특별한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문종훈 사장 등 경영진은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지난 광복절 특사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씨앤앰 인수에는 이 거래를 주도하는 골드만삭스 최동석 서울지점 대표의 네트워크 능력도 관계한다. 최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으로 최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의사소통이 한결 원활해졌다는 후문이다. SK네트웍스는 씨앤앰을 부분적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조원 내외의 가격에서 일부 SK그룹과 시너지가 있는 자산만을 사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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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는 씨앤앰을 당초 2조5000억원 이상에 매각하길 희망했다. 그러나 펀드만기가 다가오고 원매자들의 여력이나 매각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1조원대의 인수금융 채무를 해결할 수 있는 매각 가격 내에서는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변모했다. 최근 7조원대 홈플러스 인수협상을 성공시킨 MBK는 씨앤앰 문제를 해결해 1호 펀드 해산을 마무리하면 운용자산 관리의 큰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씨앤앰 협상을 기화로 MBK가 내놓은 또 다른 매물인 코웨이에 대한 인수 검토도 초기 단계에서 시작했다. 코웨이 31% 인수금은 약 2조원 중반 이상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 이로 인해 코웨이는 씨앤앰 보다는 차순위로 평가된다. 그러나 코웨이가 MBK에 인수된 이후에도 최대 매출액과 이익 등 높은 실적을 구가하자 생활가전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달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 및 시스템에 대한 가치를 높이 보는 것이다. 코웨이가 중국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사업 확대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거래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네트웍스를 지목해 그룹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는 주요 사업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며 "최근 씨앤앰(자회사 IHQ)이 SK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하면서 SK와 MBK의 교류가 깊어져 이 협상(씨앤앰 매매)도 진지한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