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굴복않고 '일대일로' 맞붙었다…中시장 번쩍 든 굴삭기

'사드' 굴복않고 '일대일로' 맞붙었다…中시장 번쩍 든 굴삭기

이태성 기자
2018.02.12 04:00

[종목대해부]두산인프라코어, 6년만에 최대 실적…중국 굴삭기 판매 지난해부터 회복세

[편집자주]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가 부활하고 있다. 중국 내 굴삭기 판매가 크게 성장하면서 6년여만에 최대 실적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두산그룹이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두산인프라코어 몫인데, 올해에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中 굴삭기 시장에외국계 기업 중 첫 진출=두산인프라코어는 1996년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굴삭기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에서 2001년~2010년 사이에는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며 승승장구했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지 딜러망을 급격히 늘리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2010년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4%까지 올랐다.

그러나 중국 건설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011년부터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2011년 17만대에 달하던 중국 굴삭기 시장은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다 2015년 5만2000대 수준으로 축소됐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이 여파에서 무사하지 못했다. 2011년 8조463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5년 5조9648억원으로 줄었고(공작기계사업부 제외), 같은 기간 6796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951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이 시기 두산인프라코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15년 4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2016년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했다. 그러면서도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옌타이공장과 무핑공장의 생산라인을 통합해 생산효율을 개선하고, 딜러 네트워크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고 한다.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2016년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를 건설하겠다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을 추진하면서 굴삭기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2016년 4650대였던 굴삭기 판매량은 2017년 1만850대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도 두산인프라코어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7.4%에서 8.3%로 상승했다.

◇비수기에 굴삭기 판매 전년比 140% 증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 6조5679억원, 영업이익 66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4.6%, 3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순이익은 2966억원으로 155% 늘었다. 회사는 무엇보다 중국 굴삭기 판매 증가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굴삭기 판매 속도도 심상찮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 710대의 굴삭기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수치다. 특히 35톤 이상의 대형장비 판매가 지난해 1월 대비 23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장비는 소형장비에 비해 가격이 높고 마진도 커 두산인프라코어의 1분기 전망이 그만큼 밝은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35톤 이상의 장비는 광산 및 토목공사 등에 많이 사용돼 원자재가격 상승 및 인프라투자 확대(일대일로 및 신농촌개발 등)가 수요증가의 배경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35톤 이상 대형장비의 시장점유율은 8.6%를 기록했고 40톤 이상에서는 11.7%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굴삭기 시장은 지난해 13만대에서 올해 14만5000대로 안정적 수요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굴삭기 시장은 인프라 사업 본격화 및 노후장비의 교체주기 도래로 신규 굴삭기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시장내 선수금률은 50% 수준으로 안정적인 영업전략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판매단가 상승이 진행 중에 있어, 원자재가격 상승 등 비용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서히 움직이는 주가, "여전히 저평가"=두산인프라코어의 놀라운 성적에 주가도 서서히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종가는 1만500원으로 올해 초 기준 15.63% 올랐다. 코스피 시장이 상승할 때 함께 오른 덕분에 하락장에서 선방했다.

증권업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여전히 저평가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2조1841억원인데,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진 두산밥캣의 지분 55.3%(5547만6250주)의 가치만 2조원이 넘는다. 시장에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부채와 유동성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이후 밥캣 인수, 해외자회사 설립 등 과감한 확장 전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 레버리지와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 등으로 인해 차입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고,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 말 한국신용평가로부터 BBB-(부정적)등급을 받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문제가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5년 말 267%에서 2016년 말 기준 19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영구채 상환으로 자산이 줄면서 부채비율이 다시 223.8%까지 올랐으나 올해 188.4%, 내년 164.0% 수준으로 서서히 안정화 될 전망이다. 유동비율도 2016년 83.5%에서 2017년 92.5%로 개선됐고 올해는 101.4%, 내년에는 1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매출액 7조3000억원, 영업이익 713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PER(주가수익비율)은 9배로 선진 업체 평균 19배 대비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의 모태는 1937년 출범한 조선기계제작소다. 이 회사는 1963년 국영 기업체인 한국기계공업으로 바뀌었고 1976년 대우기계와 합병한 후 대우중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99년 8월 대우사태로 인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뒤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됐고, 2005년 1월 두산중공업에 인수된다. 2005년 두산그룹에 편입되면서 회사명을 대우종합기계에서 두산인프라코어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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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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