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차전지 고속성장…전기차 밀고 ESS 끌고

삼성SDI, 2차전지 고속성장…전기차 밀고 ESS 끌고

반준환 기자
2018.04.02 04:05

[종목대해부]전기차 매년 32%, ESS 50%…고속성장 이어진다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삼성SDI(388,000원 ▼12,000 -3%)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겁다. '가능성'에 머물렀던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의 확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화 정책이 세계로 확산되면서 ESS(전력저장장치) 수요도 크게 늘었다. 삼성SDI가 역사적인 변화 한 복판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SDI는 1970년 설립된 이후 디스플레이 전문 제조기업으로 성장했으나, 디스플레이사업이 분사되고 PDP사업을 중단하면서 소형 2차전지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SDI 소형 2차전지, 전자재료 등 안정적인 캐시카우 창출=

이후에는 전기차용 2차전지를 비롯해 ESS 등 중대형 전지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2014년 7월 옛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면서 케미칼 및 전자재료 사업을 추가했으나 2016년 4월 케미칼 사업을 매각했고 현재는 △소형 2차전지 △중형 2차 전지(전기차용) △대형 2차전지(ESS용) △전자재료 등으로 사업구조가 재편됐다.

소형전지 매출은 삼성전자 등 우수한 전방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어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다. 전자재료 역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계열사 공급체인이 있어 꾸준한 실적을 올려 왔다.

이에 반해 2차전지는 그간 삼성SDI에 적잖은 부담이 됐던 사업이다. 특히 전기차용 2차전지는 2013년부터 고정비 부담 확대에 일회성 손실 등이 겹치며 전체 수익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3~4년 실적을 보면 이런 흔적이 잘 나타난다. 2015년에는 전자재료와 케미칼 부문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전지의 적자가 확대되며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2016년에도 사업구조조정, 전기차 2차전지 손상차손 인식 등이 겹치며 71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2차전지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7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총 19만9826대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고 12월 한 달간 판매량은 2만6107대로 전기차 시장이 열린 이래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또 'BMW530e', '테슬라 모델3' 등 10개 전기차가 선보이며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이 42개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더 좋다.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주도했으나 최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뛰어들 채비를 갖추면서 독주체제가 깨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연평균 32% 확대=

유진투자증권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32%씩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디젤 게이트의 확산과 각국 환경문제, 소비자 성향변화, 원가절감 및 품질개선 등 내연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수요가 이동한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르웨이, 네덜란드부터 시작된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계획은 영국, 프랑스로 확산됐고 EU 차원에서 이를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 차량판매국 중국은 전기차 시장의 주도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의무판매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0개주에서 전기차 의무판매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인도도 대기오염 문제로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생산원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차전지 가격은 꾸준히 내리는 추세다. 2010~2016년 전기차 배터리 팩 가격은 연평균 약 24% 급락했다. 대규모 증설이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GM 볼트 등 일부 중저가 모델들은 2020년 전후부터 내연기관차와 가격면에서도 경쟁을 할 수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기는 했으나, 기술발전으로 2차전지 효율확대가 이 이상을 만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2015년 2차전지 셀 제조비용이 1킬로와트(kWh)당 352달러였다고 가정하면 현재는 제조비용은 225달러로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전기차 업체의 2차전지 구입비용이 25%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SDI의 디트로이트 모터쇼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의 디트로이트 모터쇼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SDI

◇폭스바겐 이어 25종 전기차 출시 예고한 BMW 수주도 기대=

삼성SDI의 전기차용 2차전지 주요 매출처는 BMW다. BMW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대한 대규모 R&D투자(9조원), 2025년까지 25종의 전기차 출시 (50%순수 전기차 50% 하이브리드) 계획을 발표했다. 1차 벤더인 삼성SDI 수혜가 가장 크다는 얘기다.

전기차 생산확대 계획을 한 발 먼저 공개한 폭스바겐 역시 삼성SDI와 LG화학 등한국 기업에 2차전지 공급을 타진했다. 삼성SDI 전기차용 2차전지 수주잔고가 28조원 수준에서 올해 연말이면 100조원대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망이 현실이 되면 2019년부터 연간 5조원 이상의 전기차용 2차전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전기차와 함께 ESS 시장도 개화를 앞두고 있다. ESS는 가격이 싼 심야에 2차전지를 충전해놓고, 전기가격이 비싸지는 낮 시간대에 이를 쓰는 구조다. 과거에는 배터리 가격은 비싼 반면 기대수익이 적어 ESS의 투자매력이 높지 았았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충전요금과 기본요금 할인정책을 확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ESS 설비 1MW(메가와트)를 활용하면 2020년까지 연간 약 1억30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10년에 달했던 투자비 회수기간이 3년으로 줄었다.

◇ESS, 2차전지 효율화로 매년 50%이상 시장확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의지가 강하고, ESS를 지원하는 각국 정책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15년 1.7GWh(기가와트)에서 2017년 4.9GWh로 성장한데 이어 2020년에는 20.4GWh에 이를 전망이다. 2022년까지 연평균 50% 이상 성장한다는 얘기다.

ESS 배터리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2차전지 생산원가 하락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태 이후 전기차 2차전지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동일 생산 라인에서 제조할 수 있는 ESS 고정비도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로 중대형전지 CAPEX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ESS용 2차전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SDI가 차지한 점유율은 30%였다"며 "수년간 25~30% 수준 점유율을 유지해 왔는데 미국과 호주에서 대규모 ESS단지 납품에 잇달아 성공하며 지위가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삼성SDI 중대형 전지 캐퍼의 약 30%가 ESS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향후 3년간 삼성SDI의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은 3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반준환 기자

2022 코넥스협회 감사패 수상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