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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엔지(2,750원 ▲15 +0.55%)는 공조(HVAC) 설비 부문에서 이미 국내 최강자 반열에 올라 있다. 지난 40여년간 삼성그룹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을 도맡아 시공해 오면서 압도적인 레퍼런스와 기술 우위를 구축해왔다. 클린룸의 핵심 장비인 HVAC 설비 부문에서도 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엔 공기 냉난방 방식의 HVAC 솔루션 뿐만 아니라 서버 장비 전체를 특수용액에 담구면서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솔루션도 라인업에 추가했다. 본격적으로 AI 데이터센터용 공조 및 냉각 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선 셈이다.
클린룸 부문은 매년 신성이엔지 연간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이다. 1980년대부터 공조기 및 공기 청정 솔루션을 주요 대기업에 납품해 왔다. 국내 업체 중에선 이 분야에서 가장 긴 업력을 갖춘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클린룸 장비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공기 청정도를 일정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과열되지 않는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게 클린룸의 핵심 기능인 만큼 공조 설비 분야의 기술력 확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주요 제품 목록에도 ‘FFU(Fan Filter Unit)’, ‘OAC(Outdoor Air Control Unit)’ 등 공기 제어에 특화된 기술력이 적용된 라인업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일정 온도 유지와 과열 방지가 핵심인 데이터센터용 공조 솔루션으로의 사업 확장은 필연적인 수순이었던 셈이다. 최근 공개한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장비 ‘팬월 유닛(Fan Wall Unit)’도 같은 맥락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데이터센터의 온·습도를 정밀 제어하고 외기 도입으로 냉각 비용을 절감하는 고효율 장비다. 북미 제품 인증(AHRI)을 받은 고성능 프레임과 저전력·고성능 팬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모듈화 설계로 소형·경량화와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
눈여겨 볼 대목은 최근 처음 공개한 액침냉각 솔루션이다. 액침냉각은 서버나 IT 장비 전체를 특수 용액에 완전히 담금으로써 열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냉각액을 직·간접 방식으로 발열 장비 주위에 흘려보냄으로써 열을 낮추는 액체냉각보다 더 구현이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실제로 액침냉각 솔루션의 상용화 시점은 액체냉각 방식보다 늦게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성이엔지는 '이머전 쿨링 시스템(Immersion Cooling System)'을 갖고 나왔다.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액침냉각 기술이다. 데이터센터 전력사용효율(PUE)을 1.1 이하로 유지하고 탄소배출량을 40% 감축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선보임으로써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고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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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E는 냉각 솔루션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냉각 솔루션의 퍼포먼스는 결국 전력 사용량의 감소분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PUE 1.1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구현한 냉각 솔루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값이다. 구글의 데이터센터 PUE가 1.1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전력의 91%가 실제 IT 장비에 사용되는 고효율 시스템인 셈이다. 냉각 전기 요금은 80% 절감하면서도 IT 처리 성능은 2배 향상시키고 IT 장비 장애율을 60% 줄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액침 냉각 솔루션은 아직 상용화된 시장은 아니다. 많은 업체들이 연내 상용화 계획을 내걸고 있지만 유의미한 기술과 범용성이 갖춰진 상용화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7년을 완전한 상용화가 가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신성이엔지의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 진출은 자체 기술 시너지가 가능한 강자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전문 영역이자 업계 최강자 지위를 굳힌 HVAC 설비 라인업에 미래 기술인 액침 냉각까지 더하면서 전방위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모양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AI와 클라우드, 고성능 컴퓨팅(HPC) 등 신산업 확산으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핵심 인프라"라며 "검증된 고효율·친환경 공조 기술과 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안정성과 경제성, 환경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데이터센터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