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은 저가항공사 아니었네"…'탑승률 1위' 파라타항공 타보니

"다같은 저가항공사 아니었네"…'탑승률 1위' 파라타항공 타보니

김건우 기자
2026.07.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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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박 포장을 걷어내자 윤기가 흐르는 통장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어 중앙에는 고소한 통깨가 살포시 얹혀 있었고, 장어 한 마리를 반으로 잘라 두 겹으로 올린 덕에 트레이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였다. 서울 시내 웬만한 장어덮밥 전문점 한 그릇보다 푸짐한 양이다. 인천에서 삿포로로 향하는 2시간30분짜리 비행기 안에서 만난 풍경이다.

위닉스(3,770원 ▼80 -2.08%)에 인수된 뒤 플라이강원에서 간판을 바꿔 달고 재출발한 파라타항공이 지난달 6일 인천~삿포로 노선에 취항했다. LCC(저비용항공사) 가격에 FSC(대형항공사) 경험을 내세운 파라타항공이 단거리 일본 노선에서 실제로 무엇을 다르게 보여주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16일 탑승길에 올랐다.

파라타항공은 발권 수속 단계에서 교통약자와 군인들을 우선 안내하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발권 수속 단계에서 교통약자와 군인들을 우선 안내하고 있다
답답함 지운 넉넉한 공간

파라타항공은 발권부터 게이트 앞 탑승 안내까지 남달랐다. 파라타항공은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는 물론 국내 항공사에서 보기 드물게 '현역 군 장병'까지 우선 발권 및 탑승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승객을 대하는 항공사의 디테일한 세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일본 단거리 노선에는 A320이나 B737 같은 협동체(단일통로 항공기)가 주로 투입된다. 반면 파라타항공은 260석 규모의 A330-200 광동체(쌍통로 항공기)를 삿포로 하늘길에 띄웠다.

기내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의 높이감과 널찍한 통로가 눈에 띄었다. 좌석도 쾌적했다. 파라타항공의 컴포트 클래스 좌석 피치(앞뒤 간격)는 33인치로, 보통 29~31인치 수준인 국내외 LCC에 비해 넉넉했다. 2~4인치 차이지만 공간감은 숫자 이상으로 컸다.

이륙 후 벨트 사인이 꺼지자 승무원들의 음료 서비스가 시작됐다. 파라타항공이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음료 '피치온보드'가 탑승객 전원에게 기본 무료로 제공됐다. 물 한 잔조차 사 마셔야 하는 여느 LCC와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소소한 서비스 하나가 기내 전체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트레이 가득 채운 통장어 눈길

파라타항공은 지난 5월 TV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신 최규덕 셰프와 3개월간 협업해 기내식 신메뉴 5종을 내놨다. '한마리 통장어조림 덮밥'을 비롯해 치킨 스프카레, 보쌈정식, 들기름 막국수, 고기비빔밥으로 구성됐다. 이번 기내식 프로젝트는 윤철민 파라타항공 대표가 최 셰프에게 직접 제안해 성사됐다.

사전 주문한 '한마리 통장어조림 덮밥'을 받아 들자 양념이 잘 배어 갈색빛 윤기를 내는 장어 중앙에 깨가 촘촘히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로는 노란 계란지단이 듬뿍 깔려 있었다. 겉면은 짭조름하게 조려졌고 속살은 부드러웠다. 함께 나온 따뜻한 된장국 향이 퍼지자, 사전 주문을 하지 않아 현장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승무원의 안내를 듣고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하는 뒷좌석 승객들이 눈에 띄었다.

시그니처 음료 한 잔으로 시작해 두 겹 장어로 마무리된 2시간 30분의 비행에는 기존 LCC와의 차별점을 '고객 체감 서비스'에서 찾고자 한 윤철민 대표의 경영철학이 녹아 있다. 여행의 설렘을 처음 시작하는 비행기 안에서 느낄 수 있다면, 후발주자인 파라타항공이 경쟁사보다 우수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간대 배치도 '휴양 맞춤'

삿포로 노선에는 18석 규모의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도 함께 운영된다. 2-2-2 배열의 풀 플랫(180도 완전 평면) 시트로, 좌석 간격 74인치(약 188㎝), 너비 21인치를 갖춰 FSC 비즈니스 클래스에 못지않다. 전용 체크인 카운터와 우선 탑승 및 수하물 처리 서비스는 물론, 탑승 직후 웰컴 드링크와 약과가 제공되며 기내식 코스 역시 별도로 차별화되어 제공된다.

단 2시간 30분 남짓한 단거리 노선에 대형 광동체 A330을 투입하는 것은 수익성 측면에서 선뜻 내리기 힘든 결정이다. 그럼에도 파라타항공이 이 카드를 꺼내 든 건 삿포로 노선이 갖는 타깃의 특성 때문이다.

골프나 가족 단위 여행, 중장년층 레저 수요가 몰리는 홋카이도는 가격보다는 이동 과정에서의 쾌적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오전 11시 10분 인천 출발, 오후 3시 5분 현지 출발이라는 운항 스케줄 역시 새벽같이 공항으로 달려가지 않아도 되는 여유를 제공한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삿포로는 휴양 및 레저 목적의 이용객이 많아 객실 환경의 쾌적성에 대한 니즈가 높다고 봤다"며 "기존 LCC의 틀을 깨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국적 항공사 중 탑승률 1위

신치토세공항에 착륙해 안전벨트 해제 음을 들으며 기내를 둘러보았다. 길지 않은 비행이었지만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인상이 짙게 남았

다. 교통약자 및 군인 우선 탑승 배려, 넓은 좌석이 준 편안함, 무상으로 건네진 시그니처 음료, 기대 이상으로 튼실했던 기내식이 차곡차곡 더해진 결과다.

파라타항공의 올해 3~5월 국제선 평균 탑승률은 3개월 연속 90% 이상을 기록하며 국적 항공사 중 1위에 올랐다. 보유 노선 수가 적어 착시 효과가 일부 작용했겠지만, 이번 삿포로 첫 편 탑승률 100%가 증명하듯 시장의 반응은 일단 뜨겁다. 이들이 제시한 '하이브리드'라는 묘수가 시장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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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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