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명 쓰는 공공앱, 그러나 정부지원은 없었다

1000만명 쓰는 공공앱, 그러나 정부지원은 없었다

조성훈 기자
2013.07.1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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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버스앱 개발 유주완씨, "공공 데이터 개방 보다 창업 인프라지원이 중요"

지난달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정부3.0 비전선포식'에서 유주완 서울버스모바일 대표(앞자리 왼쪽)가 박근혜대통령과 함께 정부3.0 추진계획을 듣고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달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정부3.0 비전선포식'에서 유주완 서울버스모바일 대표(앞자리 왼쪽)가 박근혜대통령과 함께 정부3.0 추진계획을 듣고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그의 얼굴엔 아직도 여드름 자국이 성성하다. 이제 22살 대학 3학년(연세대 글로벌 융합공학부)이다. 서울버스모바일 대표 유주완씨. 그는 어린 나이지만 어엿한 1인 창조기업 대표이자, 우리나라 모바일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상징성도 지녔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9년 12월, 서울버스라는 모바일앱을 개발했다. 수도권 지역의 버스노선 및 정류장정보, 버스도착시간, 버스위치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앱이다. 데이터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버스이동정보를 활용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며칠 만에 수십만명이 내려받았다. 겨울철 정류장에서 칼바람을 맞던 이들은 서울버스로 정류장 버스도착시간에 맞춰 나갈 수 있었다. 당시 스마트폰에 익숙치않던 이들이 이 앱을 쓰기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할 정도였다. 출퇴근족, 등하교생 등 수도권 시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앱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는 1000만건에 달한다.

서울버스앱
서울버스앱

그러나 얘기치 못한 암초를 만난다. 경기도가 허락없이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이유로 법적대응 방침을 밝힌 것. 일개 고교생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경기도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당시 김문수 도지사가 직접 나서 사과하고 이를 바로잡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된 공공정보로 비영리 서비스를 개발한 고교생을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데이터를 차단하고 법적 대응까지 운운하고 나선데 대한 여론의 질타는 뜨거웠다.

이 사건은 공공데이터에 대한 국민여론을 환기시키는 상징적 사건이 됐다. 서울버스 이후 교통정보 활용앱은 2500여개까지 늘어났다.

유씨는 "당시에는 공공데이터 개방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크게 부족했고 학생인 입장에서 허가가 필요한지도 생각하지 못한 상태였다"면서 "당시 공무원이 해야할 일을 대신했다는 칭찬을 받아 보람도 컸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난달 19일.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유씨는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사례를 발표했다. 정부는 데이터 개방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 참여는 물론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 사례로 서울버스를 선정했다.

유씨는 그 자리에서 "서울버스가 대표적인 민간 공공정보 활용서비스로 꼽혀 기쁘다"면서도 "벌써 4년여가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모든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주완 서울버스 대표 /사진=조성훈기자
유주완 서울버스 대표 /사진=조성훈기자

유씨는 특히 "정부3.0의 취지를 환영하지만 정부가 국민이 사용할 데이터를 모두 제공하는 '자판기식' 정보개방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정보를 가져다쓰고싶은 이들에 대해 정보의 활용방식을 지원하는 '플랫폼식' 정보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현재 정부는 외부에서 정보를 보다 쉽게 긁어갈 수 있도록 데이터에 대한 API(애플리케이션프로토콜인터페이스) 지원 방식을 추진 중인데 이 경우 특정데이터를 표준화하고 API를 개발하는데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만약 수요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경우 비효율적인 세금낭비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개방의 방식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 개발시 IT인프라 또는 자금을 지원받아 보다 좌절하지 않고 서비스를 지속하고 창업하는 환경조성이라는 것이다.

이는 서울버스 운영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2009년 서울버스 개발이후 이렇다할 매출을 거두지 못했다. 애초 돈벌이로 시작한 일이 아닌데다 공공 서비스다보니 유료화도 어려웠다.

그러나 입소문이 나고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업데이트는 비용은 고사하고 서버운영비가 조차 감당못할 지경이됐다. 한 달 100만원수준의 서버운영비를 학생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웠다. 운영비라도 보전하기위해 광고를 붙였지만 "인기얻으니 돈챙기려한다", "광고에 가려 서비스이용이 불편하다"는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 때문에 이 역시 접어야했다.

그나마 NHN이 서버를 무상임대해 주기로 해 한숨을 돌렸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갈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유씨는 "그동안 아무런 정부의 도움없이 혼자 힘으로 창업하고 회사를 꾸려가느라 금전적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결국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사장되지않고 사업화되려면 공공데이터 개방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씨는 버스정보를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추진중이며 이를 위한 투자를 유치중이다.

정부3.0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부처 장관과 지자체장 등은 유씨의 지적을 내내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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