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은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대장 내시경은 대장암의 '씨앗'인 종양성 용종을 발견·제거해 암을 예방한다. 정부도 증가하는 대장암에 맞서 2028년부터 국가암검진에 10년 주기의 대장내시경을 포함하고, 대상 연령을 45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계의 관심은 증가하는 검사의 '양'만큼 '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쏠려있다. 단순히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만으로는 암 예방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시간으로 병변을 자동 탐색·분석하는 AI(인공지능)가 도움이 될 수 없을까? 이에 대한 답을 얻으려 최근 내시경 AI의 임상상 유용성을 연구한 김성은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났다.
-최근 진행한 내시경 AI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면.
▶환자 998명을 둘로 나눠 내시경 AI(CADe) 쓴 검사 그룹(497명)과 일반 대장내시경 검사 그룹(501명)의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 대상자를 무작위로 나눠 객관성을 확보하는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선종 발견율(ADR, 선종을 발견할 확률)은 AI 보조 군이 52.3%, 일반 군이 36.1%였다. 성별·연령 등 관련 변수를 보정한 분석에서도 AI 사용 시 ADR이 더 높았다.
-AI가 대장암 발생·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건가.
▶선종은 일부가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이다. ADR이 높은 의사에게 대장내시경을 받은 환자는 이후 대장암 발생·사망 위험의 낮다는 연구가 꾸준히 보고돼왔다. AI가 의사가 놓칠 수 있는 선종을 추가로 발견하게 돕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AI를 통해 선종을 더 많이 발견하는 것이 실제 대장암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을 얼마나 감소시킬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장기간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의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임상 현장에서 AI를 썼을 때의 장점은.
▶경험이 많고 숙련도가 높아도 모든 의사가 병변을 100% 찾을 수는 없다. 내시경은 의료진의 집중력이 지속해서 요구되는 검사라 언제 받는지, 즉 검사 순서에 따라 ADR이 차이 나기도 한다. 특히 작은 용종이나 주변 점막과 차이가 크지 않은 병변은 찾기가 어려운데, AI는 '두 번째 눈'처럼 놓칠 수 있는 병변을 찾게 도와준다.
-병변 발견 외에 AI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병변의 유형을 감별 진단하거나 빠짐없이 검사를 잘했는지 체크할 수 있다. 내시경의 진입·회수 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병변의 크기를 측정해 의료진에게 제공하는 기능이 활용되고 있다. 장 내부가 충분히 깨끗했는지, 주요 해부학적 부위(랜드마크)를 모두 확인했는지 등을 점검해 검사의 질을 평가하고 관리하게 돕는 기능도 개발되고 있다. 내시경 검사의 질 관리 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암검진에 내시경이 포함되면 검사 수요가 늘어나 일정한 검사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AI 확산에 따른 우려는 없나.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의료진의 기본적인 술기나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탈 숙련화(de-skilling)'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료진에게 유용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또 이런 의사에게 탈 숙련화가 문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문제가 있다고 알린다 해서 모두 조직검사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종적인 판단은 의사가 해야 하며 AI는 의료진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 제자들을 교육·수련할 때도 이 부분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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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과 AI의 상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점이 있다면.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신뢰도 높은 내시경 검사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대장내시경은 환자가 쉽게 받기 어려운 검사다. 한 번 하더라도 제대로 보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 검사 품질 관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임상 현장에서 근거를 쌓고 실제 도움이 된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AI 수가 체제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