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와튼, 슬론, 케네디의 공통점은?

[기자수첩]와튼, 슬론, 케네디의 공통점은?

최종일 기자
2011.09.15 11:23

미국 뉴욕 소재 사립대학 호프스트라대가 학교 역사상 최고액을 학교 측에 전달한 기부자의 아름다운 뜻을 기리기 위해 로스쿨의 명칭을 기부자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기부자들이 자신의 행위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기부가 일상의 미덕으로 자리 잡지 못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함의가 크다.

호프스트라대는 학교에 2000만달러(약 221억원)를 기부한 모리스 딘 전 엔도제약홀딩스 회장의 이름을 따 로스쿨의 명칭을 딘 로스쿨로 변경한다고 14일 밝혔다.

딘 전 회장은 진통제 퍼코세트(Percocet)를 만든 엔도제약홀딩스의 회장으로 은퇴한 뒤 50세의 만학도로 이 대학에 입학해 1981년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했다. 그는 졸업 이듬해인 1982년부터 2007년까지 호프스트라대의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스튜어트 라비노위츠 호프스트라대 총장은 "딘 전 회장은 로스쿨의 발전에서 무척 큰 역할을 했다"며 "개인의 이름을 따 교명을 바꾸는 것은 대학이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다"고 말했다.

기부자의 이름으로 가져와 교명이나 건물명을 쓰는 것은 미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 지난 4월 메릴랜드 로스쿨은 윌리엄 포크 캐리 재단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뒤 교명을 '프란체스코 킹 캐리 로스쿨'로 변경했다. 킹 캐리는 이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재단 설립자의 할아버지 이름이다.

미국의 전통의 명문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는 모두 설립자 이름 대신 존 하버드, 엘리후 예일, 릴랜드 스탠퍼드라는 기부자의 이름을 대학명으로 내걸고 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MIT 슬론 등 쟁쟁한 MBA들도 이 대학 출신의 기부자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와이드너 도서관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는 어떨까. 기부를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이 존재한다는 말들이 도처에서 들려온다. 기부 뒤에는 구설이 뒤따르고 논란이 끊이질 않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부 행위는 시장과 정부가 미처 손을 쓰지 못하는 부분을 감싸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대학 등록금이 가정의 허리를 휘게 하는 현재 대학 기부 활성화는 되새겨야할 타산지석이다.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등록금을 경감하는 효율적인 대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부자가 자신의 생애와 기부 행위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사회, 문화적 토양의 확립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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