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상품값 폭락, 달러와 미국채값만 득세...투자자들 금도 외면
마감가기준 직전 저점을 경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할 지경이다.
22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증시는 또한번 공포를 맛보며 4일째 하락의 쓴잔을 마셨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대비 391.01포인트(3.51%) 미끄러진 1만733.83으로, 나스닥 지수는 82.52포인트(3.25%) 빠진 2455.67로, S&P500 지수는 37.2포인트(3.19%) 하락한 1129.56으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날 아시아, 유럽시장의 급락에 이어 개장하자마자 수직 하강했다. 다우지수는 1만800까지 곧바로 내려간뒤 장후반으로 갈수록 밀리고 또 밀렸다. 다우지수는 오후 장중 528포인트 빠진 1만597까지 내려갔다.
다만 막판 30여분을 남겨놓고 직전 저점을 의식한 저가매수가 들어오며 낙폭을 137포인트 가량 극적으로 줄였다. 장중 저점 1만597도 52주 장중저점 1만588을 깨지는 않았다. S&P500 지수도 유사했다. 종가기준 직전 저점 1119 위에서 마감했고 장중 저점 1114.22도 52주 최저 1101.54 위에 머물렀다.
새로운 악재가 크게 불거진 것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전날 분위기의 연장이었다. 유럽발 은행위기 공포,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남긴 실망감, 정치갈등 및 정책공백의 좌절감이 어우러진 터에 몇가지 좋지않은 소식이 결합되며 공포가 커졌다. 유럽과 중국에서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오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의 농도가 더욱 짙어졌다.
BNP 파리바 등 유럽은행이 달러자금 조달을 위해 아시아, 중동 등으로 수소문하고 다닌다는 소식,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여운이 이날 이어졌다. 이날 S&P500 변동성지수는 12.2% 급등, 42 수준으로 높아졌다.
투자자들 금도 외면..발길은 달러와 미국채로
이날 투자자들은 주식, 원유 등 위험자산을 일제히 멀리하고 달러와 미국국채로 향했다.
WTI 원유가격은 6% 이상 내리며 배럴당 80달러에 턱걸이했다. 이날 10월물 정규장 마감가는 전날대비 배럴당 5.41달러(6.3%) 떨어진 80.51달러다. 이는 8월9일 이후 최저치다. 장중에는 80달러가 살짝 깨졌다. 시간외서도 80달러 하향돌파가 계속 시도됐다. 10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9달러 가량 내린 105.5달러를 나타냈다.
오후 3시6분 현재 DJ - UBS 상품가격지수와 로이터-제프리 CRB 지수는 나란히 4.4% 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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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30년물 미국채금리는 이날 0.26%포인트 급락한 연 2.78%로 쑥 내려갔다. 2008년말 금융위기속에서 기록한 사상저점 2.56%와 불과 0.22%포인트 격차만 두고 있다. 10년만기국채수익률은 이날 0.16%포인트 추가하락한 1.72%를 나타냈다. 이는 1940년대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지수는 2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 오후 3시3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대비 0.81포인트(1.05%) 뛴 78.49를 나타냈다.
이날 오후 3시42분 현재 유로화는 달러대비 전날대비 0.9% 하락, 1.346달러로 밀렸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비해 1% 이상 가치가 내리며 1.535달러대를 기록했다. 호주달러는 상품가격 하락속에 4.1%(0.0417달러) 폭락하며 0.972달러로 미끄러졌다. 호주달러가 달러와 1:1 패러티가 깨진 것은 올 3월 일본지진 사태이후 처음이다.
달러강세에 금값도 하락의 고배를 마셨다. 12월 인도분 금선물값은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66.4달러(3.7%) 빠진 1741.7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이는 8월8일 이후 최저치다.
DME증권의 앨런 발데스 트레이딩 이사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투자자들이 금이고 구리이고 주식이고 글자그대로 모든 것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FOMC 회의후 경기침체 공포감 증폭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4000억 달러 규모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실시와 함께 미국의 경제 전망에 "심각한 하강 리스크"가 있다고 밝히며 경기공포감을 키웠다.
이에 중국과 유럽에서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나오며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전달에 비해 하락하며 세달째 50을 밑돌며 경기둔화 신호를 나타냈다. 이날 HSBC와 마킷이코노믹스의 지표 발표에 따르면 이달 중국의 제조업 PMI 잠정치는 49.4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49.9에서 0.5포인트 하락한 것이자 경기 후퇴를 뜻하는 기준점 50을 지난 7월 이후 세달 연속으로 밑도는 것이다.
한편 유로존의 복합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지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럽국가채무위로 인한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유로존 9월 복합PMI는 전달보다 1.5포인트 하락한 49.2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49.8을 밑도는 기록이기도 하다.
제조업PMI는 0.6포인트 하락한 48.4로 전달에 이어 경기 후퇴를 의미하는 50을 하회했다. 또 서비스PMI는 2.4포인트 하락한 49.1을 기록해 세 지수가 모두 50을 밑돌았다.
미국지표는 예상보다 좋게 나왔으나 변수가 못됐다. 미국의 지난주(9월17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9000건 감소한 42만3000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블룸버그통신의 사전 전망치 평균 42만건을 웃도는 규모다. 8월 경제선행지수도 전월비 0.3% 증가하며 변함없을 것이라던 예상을 깼다.
에너지, 화학, 자원주 급락 주도
이날 다우구성 30 전종목이 내렸다. 주가프리미엄을 47% 얹어 총 164억달러에 굿리치를 인수키로한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가 8.76%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외 중장비업체 캐터필러가 6.88%, 알루미늄업체 알코아가 6.73%, 화학업체 듀폰도 6.64%내렸다.
휴렛팩커드는 4.92% 내리며 기술주 하락을 주도했다. 애포태커 CEO를 맥 휘트먼 전 e베이 CEO로 교체한다는 소식이 작용했다.
다우 20개 부문지수중 석유, 화학 업종이 5%이상 떨어지며 내림세를 주도했다. 대형은행주도 3% 가량 추가로 빠졌다.
이날 분기실적을 낸 특송업체 페덱스는 8.2% 떨어졌다. 간신히 시장 전망치에 턱걸이한 것은 물론이고 향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실망을 안겼다.
페덱스는 연간 EPS를 6.25~6.75달러로 예상, 종전보다 10센트 낮게 제시했다. 페덱스는 각종 물품을 운송하는 물류회사이기 때문에 경기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관련 업종을 이끈다. 마치 목에 방울을 단(bellwether) 길잡이 양과 같은 경기주도형 업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