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린 3번째 테러…"만찬장 총격범, 이란전쟁과 무관"

트럼프 노린 3번째 테러…"만찬장 총격범, 이란전쟁과 무관"

뉴욕=심재현 특파원, 양성희 기자
2026.04.26 14:22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총격이 발생한 뒤 비밀경호국(USSS) 요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맨왼쪽)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워싱턴DC 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총격이 발생한 뒤 비밀경호국(USSS) 요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맨왼쪽)을 긴급 대피시키고 있다. /워싱턴DC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범이 나를 노렸던 것 같다"며 "이란 전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워싱턴DC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범이 나를 노렸던 것 같다"며 "이란 전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워싱턴DC AP=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장 참석자들이 황급히 엎드려 몸을 피하는 등 혼란이 빚어진 가운데 보안당국이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국은 용의자의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며 "범행이 이란전쟁과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건은 워싱턴DC의 워싱턴 힐튼호텔 지하 연회장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부터 5년만에 처음으로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해 행사장 안쪽 연단 위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주요 언론인들과 환담을 나누던 중 몇차례 총성이 울렸다. 장내 소음에 묻혀 참석자들이 즉시 알아차리지 못한 순간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투입되면서 긴급 대피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이 놀라 일제히 바닥에 몸을 숙이는 등 아수라장이 생중계 중이던 방송화면에도 그대로 노출됐다.

이날 만찬에는 JD 밴스 부통령,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상의가 벗겨진 채 체포됐다.  /출처=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상의가 벗겨진 채 체포됐다. /출처=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 한 남성이 산탄총 등으로 무장한 채 보안검색대를 돌파하고 있다. /출처=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장에 한 남성이 산탄총 등으로 무장한 채 보안검색대를 돌파하고 있다. /출처=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31세 남성 콜 토마스 앨런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AP 통신은 용의자가 캘리포니아 공과대(칼텍)을 졸업한 뒤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LA 인근에서 교사로 근무했다고 전했다. CNN은 용의자가 이날 호텔에 투숙하다 만찬장 인근에서 장총을 조립한 뒤 만찬장 앞 보안검색대로 돌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암살을 노린 계획범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보안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산탄총과 권총, 흉기 등을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총상을 입었지만 방탄조끼 덕에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용의자가 연회장 외부 보안검색대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해 지나치는 장면과 용의자가 상의를 탈의한 채 두 손이 뒤로 결박돼 바닥에 엎드려 눕혀진 모습이 담겼다. 용의자가 폭발물이나 추가 무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보안당국이 체포 직후 상의를 벗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단독범행이라고 보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가 이란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런 테러 시도는 내가 이란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7월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을 모면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트(Fight·싸우자)"를 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외친 구호는 재선 성공에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7월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을 모면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트(Fight·싸우자)"를 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외친 구호는 재선 성공에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계속 암살 시도가 일어나는 것이냐'는 질문에 "에임브라햄 링컨 대통령처럼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 가장 큰 업적을 남기는 사람들이 표적이 된다"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쑥스럽지만 나는 영광스럽게도 많은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은 위험한 직업이지만 두려움에 떨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며 "오늘밤 사건을 계기로 모든 미국인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암살 시도는 2024년 7월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같은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 골프장에서 있었던 총격 테러 미수 사건에 이어 3번째다. 버틀러 유세 당시 인근 건물 옥상에서 날아온 총알에 귀를 다친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지지층 확장에 성공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며 외쳤던 '싸우자(fight)'라는 구호는 재선을 굳힌 결정적 장면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힐튼호텔은 1981년 3월30일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존 힌클리 주니어의 총탄에 맞은 '레이건 암살 미수 사건'의 현장으로도 주목받는다. 당시 연설을 마치고 호텔 입구를 나서던 레이건 대통령은 힌클리가 쏜 6발의 총알 중 1발을 맞았다. 레이건 대통령이 수술실로 들어서면서 긴장한 의료진을 향해 "당신들이 모두 공화당원이기를 바라오"라고 말하고 민주당원이었던 집도의가 "오늘 하루는 우리 모두가 공화당원입니다"라고 화답했다는 일화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지도자와 국민적 통합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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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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