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당한 초파리, 술 더 찾는다

실연 당한 초파리, 술 더 찾는다

송선옥 기자
2012.03.16 16:31

신경펩티드F 수치 낮을 수록 알코올 선호 "알코올과 성적보상간 상관관계"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 초파리가 술을 더 찾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네이처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연구팀 연구 결과 암컷 초파리로부터 성적으로 거절당한 수컷 초파리들이 알코올이 들어간 음식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컷 초파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짝짓기를 할 준비가 돼 있는 암컷들과 이미 짝짓기를 마친 암컷들과 섞어뒀다. 짝짓기를 이미 마친 암컷들은 수컷들의 구애를 거절하는 습성이 있다.

나흘 연속 이 같은 실험을 마친후 평범한 먹이와 알코올이 들어간 먹이를 제공했을 때 짝짓기에 성공한 수컷들은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먹이를 먹지 않는 반면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들은 알코올이 들어간 먹이를 선택했다.

연구팀은 초파리 뇌속의 신경펩티드F(NPF)라 불리는 화학물질 수치가 이 같은 행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 초파리 중 NPF 수치가 낮은 수컷일수록 보상을 위해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NPF 수치가 높아진 수컷들은 짝짓기에 많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을 외면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얼라크 허버레인 신경학자는 이날 사이언스지에 발표되는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짝짓기와 같은 자연적 보상과 알코올과 같은 약물 보상간 분자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인간 등 포유류의 뇌에서도 신경펩티드Y(NPY)라는 화학물질이 있는데 우울증이나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일수도록 NPY 수치가 더 낮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NPY 수치가 낮은 쥐일수록 알코올이나 마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NPY가 사회적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아직 진행지 않은 상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뇌 과학자 갈리트 샤오핫 옵히어는 “우리의 연구 결과가 사람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된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미래 연구에 의문과 제안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