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발생한 이란의 저명한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암살 사건은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는 정교한 작전이었다. 그 배후로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지목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파크리자데는 지난달 27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의 한 교차로에서 경호원들의 호위에도 불구하고 암살당했다. 당시 파크리자데의 차가 교차로에 속도를 늦추며 진입하자 근처 트럭에 설치된 원격 조종 기관총이 작동했고 증거 인멸을 위해 트럭은 자폭장치로 폭파됐다. 세 차례 피격당한 파크리자데는 병원에 이송된 직후 숨졌다.
파크리자데는 이란 국방혁신연구소(SPND)에서 핵개발 프로그램 '아마드 프로젝트(1999~2003)'를 지휘한 최고 책임자였다. 최근까지도 신변을 철저히 숨겼기 때문에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도 거의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배후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있으며 특히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유엔의 주요 인물을 통해 파크리자데의 신상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배후로 지목된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대외 정보기관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모사드는 1993년부터 27년간 파크리자데 주변에 스파이를 심어 그를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일간지 '앗샤르크 알 아우사트'는 지난 5일 모사드가 1993년부터 파크리자데가 핵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녹음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모사드가 입수한 녹취록에는 파크리자데가 5개의 핵폭탄 개발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사드는 1993년에 파크리자데와 이란 핵 과학자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암살을 시도했지만 이란 측이 미리 이 사실을 파악하면서 암살은 미뤄졌다.
앞서 모사드는 1989년부터 이란의 핵개발에 참여하는 과학자들을 암살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독가스 희생자로 추정되는 이란의 연구자들, 오토바이 폭탄 폭발로 숨진 물리학자와 지뢰 폭발로 숨진 두 명의 과학자 등 이란 과학자들의 의문스러운 죽음의 배후로도 지목돼 왔다.
이스라엘 언론인 로넨 버그먼에 따르면 모사드는 70여 년 전 설립된 이래 최소 2700건의 암살을 감행했다. 모사드는 1960년 아르헨티나에 숨어 살던 나치 지도자 아돌프 아이히만을 이스라엘로 납치해 전범 재판정에 세운 후 교수형에 처하면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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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는 이스라엘 승객을 태운 항공기 납치사건인 '엔테베 작전'에 책임이 있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지도자 와디 하다드에 접근해 그의 치약을 독성이 든 치약으로 바꿔치기해 암살하기도 했다.
한편, 파크리자데의 암살에 대해 이란은 "적절한 시점에 순교자 파흐리자데의 암살에 응분의 대응을 할 것"이라며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란이 배후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한 만큼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