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막, 사상 첫 오후 개회식…내년엔 지명타자 도입

일본 야구소년들에게 꿈의 무대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일명 '고시엔(甲子園)'이 변화를 택했다. 일본 여러 지역에서 한낮 40℃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며, 고시엔 출전 선수들의 건강관리에 나선다. 5일 열리는 개회식은 오후 4시에 시작하고, 땡볕을 피하려 아침과 늦은 오후에만 경기를 치르는 '2부제'를 확대한다. 작년 우승팀인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의 2연패 도전도 대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아사히신문은 이날부터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 107회 고시엔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더위 대책이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사상 처음으로 오후 4시에 열리는 개회식이 상징적이다. 이모토 와타루 일본고교야구연맹 사무국장은 "선수뿐만 아니라 플래카드와 악단 담당자 등 여러 관계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2부제 시행도 확대한다. 약 2주간 진행되는 고시엔 중에는 오전 8시30분,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 오후 4시까지 하루에 네 경기를 편성하는 '4부제' 일정도 많았다. 관객으로선 티켓 1장으로 많은 경기를 모두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그러나 한낮의 무더운 시간대를 피하려 아침과 늦은 오후 시간대에 두 경기만 치르는 '2부제'를 지난해 대회에 처음으로 도입했고, 올해는 시행일을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경기 중간에 '쿨링타임'을 마련해 선수 전원이 냉방이 잘 되는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했고, 시합 전 수비연습을 실시할지를 각 팀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선수들과 함께 땡볕에 서 있어야 하는 심판들도 체온과 심박수 등을 실시간 측정하는 장치를 보급하는 등 열사병 예방책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내년 고시엔부터는 투수가 타자를 겸하지 않는 지명타자(DH)제를 채택한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은 고시엔 경기당 이닝을 지금의 9이닝에서 7이닝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지만, '8·9회의 드라마가 사라진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고교야구 대회지만 한국에서의 관심도 상당하다. 재일교포들이 설립한 교토국제고가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한인들이 세운 민족학교 '교토조선중'의 후신이다. 초창기엔 일본 문부과학성의 정식 인가를 받지 못한 외국인 학교였지만, 지금은 일본인과 재일한인이 함께 다니는 일반고교로 전환됐다.
독자들의 PICK!
학교 정체성은 달라졌지만, 지금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지난해 고시엔에서 도쿄의 강호 간토다이이치고를 연장에서 꺾고 기적의 우승 드라마를 썼고, 전통에 따라 경기장에서는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