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은 '미국산 차별대우'… 100년 전 관련 법 근거 삼아
'10% 글로벌 관세' 24일 만료에 더 강한 대체카드 시사도
이란전쟁으로 어수선한 중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관세맨'으로서 본색을 잃지 않고 있다. 최근 언급한 '산불관세'와 관련해 캐나다산 일부에 50%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또 위법판결이 난 상호관세의 임시 대체재가 만료를 앞둬 새로운 관세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웃나라 산불 비난하더니 관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캐나다산 특정 제품에 5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와인, 하키스틱, 시멘트 등이 대상으로 새 관세는 다음달 19일 발효된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부과가 '미국제품에 대한 차별대우' 때문이라고 밝혔다.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 주류, 유제품 등에 대해 차별적 대우를 한다는 것이다.
이 관세는 약 100년 전인 1930년에 만들어진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삼는데 해당 법조항을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 조항은 미국에 차별적 조치를 취한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는 다른 파트너국가들과 달리 미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대해 보복조치를 이어간다"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한 산불 연기와 관련, 캐나다를 비판하면서 추가관세 부과 가능성을 경고했는데 관세법 338조를 끌어와 이를 실행한 셈이다. 두 나라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간 협정)를 맺었지만 이번 조치는 이 협정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새 관세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국면에도 트럼프정부의 관세 무기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최근엔 브라질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 정책을 펼친다는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를 근거로 22일부터 브라질산에 25%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상호관세 시즌2?
미국 정부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판결 후 도입한 10% 글로벌관세가 오는 24일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대체 관세카드도 꺼낼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제동을 경험한 트럼프정부는 그간 보다 안정적인 법적 근거에 기반한 관세체계를 준비한 만큼 글로벌 관세만료에 맞춰 새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카드는 무역법 301조다. 1974년 제정된 조항으로 교역 상대국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관행에 대응해 대통령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트럼프정부는 지난 3월부터 이 조항에 근거해 60개국을 대상으로 한 강제노동 조사와 16개국을 대상으로 한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발표된 강제노동 조사결과에선 60개국에 10% 또는 12.5%의 관세부과가 권고됐다. 60개국은 미국 전체 수입품의 99.4%를 차지한다. 한국은 12.5% 관세부과 대상국이다. 과잉생산 조사는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조사결과에 따라 발표될 관세는 기존 강제노동 관세에 추가로 얹어지는 구조다.
다만 한국은 지난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조건으로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상호관세 상한선을 15%로 합의했기에 과잉생산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최대 15% 수준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