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격전지-알래스카:
상원 4석 지키기에 사활 건 공화당

다음달 3일(현지시간)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가 주요 격전지로 떠올랐다. 알래스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란 전쟁으로 물가까지 급등하면서 표심이 공화당을 떠나는 모양새다.
미국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하는 리얼클리어폴링에 따르면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 지지율 조사 목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진행된 5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의 지지율이 공화당 후보 댄 설리번 현직 상원의원보다 높았다. 5개 조사 모두 지지율 격차는 2%포인트 안팎이지만 공화당이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54% 득표율을 기록했던 알래스카 표심이 바뀐 것은 관세와 이란 전쟁으로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트럼프 관세전쟁 손해 봐
알래스카는 유일한 인접국 캐나다에 물류 상당 부분을 의존한다. 캐나다는 중국과 함께 알래스카의 5대 수출국 중 하나로 꼽힌다. 캐나다 측 통계에 따르면 알래스카는 매년 캐나다에 6억3300만달러를 수출한다. 수출품 중 70%가 광물과 금속으로 테크리소스 같은 캐나다 기업들이 채산을 주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집권하자마자 펜타닐 밀반입을 명분으로 캐나다와 중국에 대해 25% 관세를 물렸다. 중국과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145%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마크 카니 정부와 무역협상을 뒤엎고 최대 50% 관세를 발효했다.
알래스카 무역협회 알래스카 국제 비즈니스센터의 그렉 울프 소장은 지난달 지역 매체 ADR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무역 분쟁이 알래스카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때문에 치솟은 국제유가도 알래스카 지역경제를 악화시켰다. 알래스카는 운송비 때문에 국제유가 변동에 더 민감한 지역이다. 앵커리지대학 산하 사회경제연구소(ISER)의 지난 6월 연구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지역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앞질렀다. 4월 기준으로는 임금 상승률이 2% 이하, 물가 상승률이 4% 이상을 기록해 상승률 격차가 2%포인트를 넘겼다.

한국 LNG투자 발표로 표심 돌리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설리번 공화당 의원은 이란 전쟁이 조기 종식될 것이라며 "알래스카에 의한, 알래스카를 위한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을 구호로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밀고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유세 무기로 삼은 것이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되는 LNG를 1300km 길이 파이프를 통해 남부로 옮겨 아시아로 수출한다는 것이 사업 골자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 사업에 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측은 사업성이 확인돼야 투자 결정이 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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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알래스카 주요 산업인 어업 전문가이자 주 연방하원 출신인 펠톨라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이란 전쟁 때문에 주민 생활이 피폐해졌다고 주장한다. 설리번 의원과 펠톨라 후보 모두 알래스카 LNG 개발에 찬성하지만 관점 차이가 있다. 설리번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의지에 따라 빠르고 과감하게 개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펠톨라 후보는 개발 못지 않게 환경도 중시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
결과확정 늦어지며 변수 될까
공화당은 현재 연방 상원 전체 의석에서 4석을 빼앗기면 다수당 지위를 잃는다. 양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빼앗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지역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를 통해 알래스카 주 상원 선거 결과를 곧바로 확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소송을 알래스카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민주당이 댄 설리번 의원과 동명이인을 출마시켜 선거 부정을 시도했다는 취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펠톨라 후보 변호인단은 소송을 통한 선거 개입 시도라며 법원에 소송 기각을 요구했다.
한편 알래스카주는 여러 명의 후보가 출마, 유권자들이 후보마다 1순위 지지, 2순위 지지 등으로 표기하는 '선호투표제'를 실시한다. 이 때문에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거나 우편투표가 늦게 도착해 개표가 오래 걸릴 경우 결과 확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