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투병 중 가슴 절제술을 받았던 미국 사업가 겸 인플루언서가 맨가슴이 드러나도록 상의를 탈의한 채 마라톤을 완주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 해외 매체는 미국 뉴저지주 출신의 사업가이자 인플루언서 로렌 스피지아가 전날 열린 2026 TCS 뉴욕시 마라톤 대회에 상의를 벗고 참가해 42.195㎞를 완주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공식 기록은 4시간 54분 04초다.
스피지아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맨가슴을 드러내고 달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번 마라톤이 메시지를 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무대로 느껴졌다"며 마라톤 코스에 자신이 유방암 치료를 위해 통원했던 병원이 위치했다고 말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에 스피지아는 오렌지색 레깅스에 보라색 볼레로를 입었다. 그는 브라톱을 입지 않고 유방 절제술 흉터가 남은 맨가슴을 드러냈다. 그는 마라톤 중 가슴 손상을 막기 위해 양 가슴 아래 바디 테이프를 붙이고 뛰었다.
이에 대해 스피지아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 앞에 서고 싶었다. 결코 성적 목적이나 남성의 시선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라며 "우리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챙기고 나 스스로와 여성 모두의 건강을 위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방 절제술 후 탈의실에서 처음 옷을 갈아입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을 숨기려고 몸을 움츠렸다. 나도 모르게 수치심이 생겼다. 하지만 이 수치심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숨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흉터들은 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했던 의료 흔적이자 암을 이겨냈다는 명예의 훈장"이라며 자신의 성취가 다른 생존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에게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상의 탈의 차림으로 마라톤을 뛴 후기에 대해 스피지아는 "제가 지나갈 때 충격을 받은 사람들도 많았다. 많은 지지와 응원도 쏟아졌다. 마라톤의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스피지아는 31세던 2024년 11월 유방암 1기, 2기 진단을 받았다. 그는 항암치료 16회와 면역치료 8회를 거쳤으며 유방 절제술과 유방 재건 수술을 받았다.
독자들의 PICK
지금 6,338명 읽는 중
그는 "요즘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나다운 모습'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는다"며 "천천히 저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중이다. 지금의 제 모습은 예전의 저보다 훨씬 더 멋지다"고 전했다.
스피지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방 절제술 흉터를 드러낸 상의 탈의 화보를 게재하기도 했다.
해당 사진에 그는 "나는 아직 진단받지 않은 이들을 위해 달린다. 미국 여성 8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유방암은 나이, 인종,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라"고 적으며 건강 관리를 위한 검사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뉴욕주에서는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된다. 스피지아는 마라톤에 앞서 의료진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의료진도 캠페인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고생하셨다" "용기 멋지다. 응원한다" "나도 꾸준히 검사받아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래도 몸을 노출하고 뛰는 건 반대다" "공공장소에서 이런 건 보고 싶지 않다" 등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편 스피지아는 영국 여성 러너 루이스 버나데트 부처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암으로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은 뒤 상의를 벗은 채 달리기하는 모습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그는 '더 토플리스 러너'(The Topless Runner)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루이스는 2023년 런던 마라톤에서 '양측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 중 가장 빠른 마라톤 완주자'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