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날개 돋친, 날개 돋힌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날개 돋친, 날개 돋힌

나윤정 기자
2006.08.10 15:03

“찌는 듯한 무더위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이 많지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도 있다. 바로 에어컨 제조업체들이다. 긴 장마로 올해 장사를 거의 포기했다가 불볕더위 덕분에 에어컨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 생산을 늘리고 있다.”

속에 생긴 것이 겉으로 나오거나 나타나거나, 살갗에 어떤 것이 우툴두툴하게 내밀거나, 감정이나 기색 따위가 생겨나는 것을 일컬어 ‘돋는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돋아서 내미는 것’을 ‘돋치다’라고 합니다. ‘가시가 돋치다’ ‘소름이 돋치다’ 등과 같이 활용되곤 합니다.

‘돋치다’는 주로 ‘날개 돋치다’라는 관용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상품이 시세를 만나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다, 의기가 치솟다, 소문 같은 것이 먼 데까지 빨리 퍼져 가다, 돈 같은 것이 빨리 불어나다’ 등을 뜻합니다. 그런데 ‘날개 돋치다’를 ‘날개 돋히다’로 잘못 쓴 기사를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돋히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그럼 다음의 예문을 통해 그 쓰임을 살펴보겠습니다.

* 휴가로 인한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자외선 차단 제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 우리 기업이 만든 제품이 경쟁력이 있어 날개 돋친 듯 세계시장으로 팔려나가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야 희망이 있다.

* ‘얼굴 다이어트’ 열풍으로 미용보조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관련 업계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

* 올 초 첫선을 보인 새 5000원권은 은행에서 날개 돋친 듯 교환되면서 품귀 현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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