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카드, 한국형 M&A 진수?

[기자수첩]LG카드, 한국형 M&A 진수?

진상현 기자
2006.08.23 19:35

"정보력이 승부를 갈랐다"

LG카드 인수 우선협상자로 신한지주가 선정된 후 몇몇 언론들은 신한지주의 정보력에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 신한지주가 하나금융보다 정보력에서 앞섰다는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LG카드 입찰제안서 제출 다음날인 11일. 윤교중 하나금융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사장은 하나금융이 신한지주나 농협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한발 더나아가 "자체적으로 상정한 적정가격 범위에서 높은 쪽을 써냈다"고 밝혀, 가격경쟁에서는 자신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런 분위기는 우선협상자가 사실상 결정된 14일 오후께 반전된다. "결과를 보자"는 원론적인 말만 되뇌이던 신한금융 주변에서 "비가격, 가격 모두 자신이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면서부터다.

16일 주간사인 산업은행이 발표한 우선협상대상자는 신한지주. 기자회견을 가진 김종배 산은 부총재는 "신한금융이 가격, 비가격 모두 앞섰다"는 사실을 공식확인했다.

'결과가 모든 말을 해주는' M&A의 속성상 정보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신한지주의 정보력에 마냥 감탄만 하고 있기에는 왠지모를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정보 보안이 허술한 우리 M&A 시장의 후진성을 보는 것 같아서다. 세계적인 M&A 추세는 1위와 2위 후보자간의 가격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일반적인 M&A에서는 상대방 정보 보다 후보자 자신의 인수 의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뜻일 게다.

'답안지'가 제출된 후에도 여론전을 펼쳐야 했던 하나금융의 현실도 안타깝다. 가격면에서는 자신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답안을 제대로 썼더라도 안심하지 못할 대목이 있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신한지주의 정보력'과 '하나금융의 여론전'. LG카드 인수전 과정에서 뚜렷이 남은 두 잔상 속에서 '한국형 M&A'의 진수를 봤다면 지나친 폄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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