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어느나라 분이신지… 학교는… 그럼 나이는?"
최근 홍기화 KOTRA 사장과 식사를 같이하며 듣게 된 우리나라 국제 비즈니스맨들의 매너는 아직도 50점 수준이었다.
산업적인 발전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개개인의 시민의식과 비즈니스 매너는 아직도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다는 일침이었다.
홍 사장은 "아직도 우리나라 일부 비즈니스맨들은 중요한 협상 테이블에서도 조금만 관계가 부드러워 졌다 치면 바로 사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이 때문에 계약을 목전에 두고 날리는 것은 물론 한국인 전체의 이미지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뭐 친하면 그럴 수도 있지'하는 합리화만으로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세계인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일 민족인 한국인들은 건너건너면 서로 아는 사이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국제적 관계에서는 왠만해선 용납되지 않는 질문들이 많다.
KOTRA가 내놓은 '국제비즈니스 매너 지적사례'를 살펴보면 이같은 예는 실제로 문제가 되겠다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
우선 스킨십을 높이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질문 속에 '뼈'가 있다. 나이를 묻는 건 위아래 구분이 명확한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만 통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직위와 권한이 중요하지 나이가 다가 아니다. 출신학교 역시 상대방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묻지 않는 것이 좋다. 일류병의 원조인 영미권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파트너는 그리 만나기 쉽지 않다.
피부색깔을 얘기하는 건 인종차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 조상을 묻는 것도 혼혈인이 많은 남미출신에게 불쾌한 질문이다. "결혼했냐"는 질문은 이혼률이 우리보다 높은 일부국가에선 사생활을 알려달라는 뜻이다. 여성 바이어에게 "얼굴이 예쁘다"고 칭찬해 봤자 외국어가 서툰 상태에서는 성희롱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종교를 구체적으로 묻거나 보수를 묻는 것, 의상을 칭찬한다고 가격을 묻는 것 등은 기본적인 수준을 의심받게 하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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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비즈니스 맨들은 인도에 가서 "어떤 카스트에 속하냐"를 묻고 현지인이 모른다고 생각하고 한국어로 욕을 한다. 식당에 앉아 "빨리빨리"를 목소리 높여 외치는 것은 국력이 발전했다는 방증이 아니다.
줄세우기 문화와 지역감정이 촉발한 같은 편 만들기를 '코드'로 규정하고 이마저 글로벌화하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세계인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