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발생한 코스콤의 전산시스템 에러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매매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호가가 실제보다 5포인트 높게 증권사 HTS에 나타났다. 개장 직후의 시세가 3시간 만에 11분동안 재전송됐고, 상상할 수 없었던 현상에 투자자들의 혼란은 엄청났다.
가장 많은 피해는 호가 변동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문이 나가는 시스템트레이딩과 코스피200 ELW(주식워런트증권)의 LP(유동성공급자)를 맡은 증권사들이 입었다. 선물가격 폭등에 풋옵션은 손절매가 이뤄졌고 LP는 싯가보다 엄청 높은 가격에 콜 ELW를 떠안아야 했다.
정보가 빠른 증권사의 상품트레이더들은 문제를 재빨리 파악하고 대응한 반면 '나홀로'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타격을 입기도 했다. 코스콤의 에러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키운 셈이다.
금전적 피해못지 않게 큰 문제는 신뢰의 추락이다. "시세가 잘못 배달되는 일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그동안 이와 유사한 사고는 없었을까?"라는 불신을 가져왔다. 그래서 혹자는 "그동안의 주문실수나 주가 및 시세의 이상 급등락을 다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 투자자들은 매매의 근간을 흔드는 이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따지고 있다. 이런 불신은 코스콤의 안이한 '늑장 대응'이 키웠다. 공개적인 사과와 진상규명, 피해보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장의 거센 반발을 부른 것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늦게나마 "직원들이 사고수습을 위해 밤을 지새우고 있다. 시스템 용량을 2배로 늘려 사고재발은 없을 것이다. 피해보상은 최대한 신속히 하겠다"고 했다. 말뿐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성실한 자세가 아쉽다. 코스콤의 존립기반은 투자자임을 명심해야한다. 코스콤은 절대로 투자자들의 위에 서 있는 '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