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론스타사건' 홍콩의 예상밖 시각

[기자수첩]'론스타사건' 홍콩의 예상밖 시각

오상헌 기자
2006.12.05 10:04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요?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은 없습니다. 다만 한국 진출시 '법률 리스크(Legal risk)'를 검토하는 자세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까요."

100대 글로벌 금융기관 중 70여개가 진출해 있다는 지구촌의 금융허브 홍콩. 지난 달 29일 홍콩 현지에서 만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한 고위 임원이 론스타에 대한 한국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기자에게 전해 준 말이다. 국내에서 매일 외신을 접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기자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답변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국인투자자의 시각을 대변(?)한다는 해외 매체들은 론스타사건을 계기로 그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이탈 가능성을 줄곧 거론해 왔다. 론스타 사건이 한국내 반외자정서에 편승한 불공정한 검찰 수사에 휘둘리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사실을 떠올리자 그의 전언이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에 바탕한 게 아닐까 잠시 고민을 해야 했다.

하지만 뒤이어 설명은 계속됐다. 그는 "홍콩 투자자들을 만나다보면(론스타 문제가) 한국에 대한 투자여부를 결정할 만한 요인은 아니지 않느냐는 시각이 대부분입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 법률적 문제와 세제 이슈를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 대로라면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올해 외환은행 재매각 파기까지의 시끌벅적한 과정은 한국 시장을 한결 더 여물게 하는 값비싼 수업료가 된 셈이다. 한국 금융시장을 '물'로 봤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을 바로잡는 기회가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고위 임원은 대화 말미에 "(론스타 사건은) 한국 금융시장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돌이켜보면 론스타 사건은 우리 금융시장의 덜 갖춰진 시스템과 미비한 법률적 규제가 자초한 영향이 크다. 철저한 상업적 마인드와 시장 논리로 무장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익 가능성 외에도 한국 시장의 법적, 제도적 성숙도와 투명성을 눈여겨 보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론스타 사건은 '한국에서 편법이란 없다'는 점을 일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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