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벌3세 경영참여, 도전? 모험?

[기자수첩]재벌3세 경영참여, 도전? 모험?

최명용 기자
2006.12.06 08:57

재벌 3세 경영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이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재벌3세가 경영을 못하면 주주들이 그만두게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권 위원장의 논리는 상식적으로 봤을 때 단순명료하다. 재벌(대기업집단)이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3세의 경영능력을 주주들이 검증해야 한다는 것. 만약 '자격미달'이라면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상황논리로는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재계의 불만이다. 3세로의 경영 승계를 음으로 양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벌 입장에서 볼 때 3세 경영인의 배제는 경영권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3, 4세를 대상으로 후계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벌들은 그래서 고민스럽다. 승계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드러내놓지 못하는 고충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말 정용진 부회장을 두단계 특진시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삼성그룹은 이재용 상무의 승계를 위한 작업을 다각적으로 펼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선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인 세창씨가 입사 1년만에 이사 자리에 올랐고,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아들 광모씨가 막 입사해 후계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부모 잘 만나 좋겠다", "승계는 그렇다치고 불법, 탈법을 왜 저지르냐" 등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관련 기업들은 3세 옹호론을 내놓고 있다. 권오승 위원장이 인정했듯 창업 1세대는 경영능력과 기업가 정신에서 남달랐고 2, 3세들은 이같은 '전통'을 가장 잘 체득할 수 있다는 것.

또 재벌 3세들은 대부분 미국 등 선진국에서 경영기법 등을 배웠다.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 회사'이기 때문에 애정도 가장 크고 따라서 책임경영의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흥미로운 두가지 화두를 던졌다. "만약 3세의 경영능력 부족을 이유로 과감히 승계를 포기하는 그룹이 출현하면 어떨까", "3세 경영을 통해 제2, 제3의 삼성이 출현한다면 어떨까"…

3세 경영은 한국 재계와 사회에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으로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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