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700만명 불평과 68만명의 반발

[기자수첩]1700만명 불평과 68만명의 반발

여한구 기자
2006.12.11 11:00

올 연말 각종 연금개혁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국민연금 개혁은 종착역에 다가서 있고, 공무원연금도 얼마 안 있어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사실 개혁이라는 용어는 기존 낡은 질서나 제도를 바꾸자는 것으로 긍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에 따른 고통을 수반한다. 당연히 진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호주머니와 직결된 사안인 경우 진통의 강도는 더 심해진다.

정부와 여당은 진통을 감수하고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변경했다. 조만간 국회 통과가 기정사실화돼 있다. 돈은 많이 걷어가면서 미래 보장폭을 줄이자는데 선뜻 환영하는 국민은 별로 없어 보인다. 당연히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는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예상했던 것보다 국민적 저항이 적은 게 현실이다. 국민들이 연금개혁의 대의를 이해해서인지, 아니면 먹고 살기 바쁜 나머지 생긴 '불감증' 때문인지는 후에 면밀히 살펴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더 곪기 전에 고쳐야 한다'는 최소한의 국민적 공감대만은 형성된 게 분명하다. 그렇게 보면 공무원연금 개혁의 공감대는 확실하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보다 과도한 연금 혜택을 보는 방식은 이제는 '안된다'는 것일 게다. 올해만 8000억원이 넘는 혈세가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보전하는데 사용되고 2030년에는 18조원이 들어간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반발 정도는 공무원연금 쪽이 훨씬 심한 것같다. 현직 공무원단체뿐 아니라 은퇴자까지 합세해 정부를 상대로 '한판 붙어보자'는 태세다. 정부도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자니 솔직히 심사가 편치 않다. '고통분담'을 하자면 공무원들이 국민보다 먼저가 돼야 하는데 순서가 뒤바뀌어도 한참이나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장삼이사로 흩어져 있는 1700만명의 국민연금 가입자들과 68만명의 조직화된 공무원들.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총량이나 정도가 어느 쪽이 클지는 굳이 언급 안해도 정부나 공무원 스스로 더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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