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통위법 누가 심사할건가?

[기자수첩]방통위법 누가 심사할건가?

이구순 기자
2007.01.08 09:30

정부가 숱한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안을 만들어 이번주 중 국회에 제출한다.

아마 국회 법안 심사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국회에는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수렴하고 논란을 정리하면서 법안을 심사할 마땅한 주체가 없다는 점이 새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법안 발의자가 국무조정실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법안을 심사하는 곳이 국회 정무위원회가 될 공산이 가장 크다. 그러나 정무위원회는 방송위원회나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국회 내부의 우려다. 정무위원회가 법안을 심사하게 되면 처음부터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 국회 문화관광위, 과학기술정보통신위는 물론 정부조직에 관련된 사안은 행정자치위원회, 규제기구 관련 사안은 정무위원회, IT산업 조정에 관한 사항은 산업자원위원회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국회 상임위 조직 개편을 한다면 국회 운영위원회에도 자문을 얻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법안을 마련하는데 걸린 시간보다 심사하는데 더 오랜 시간과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회내에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심사를 위한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 출신의 전문 의원들로 특위를 구성해 법안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심사의 속도도 빠르게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연말 대선 준비와 여당의 복잡한 정치사정으로 인해 이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지난해 한나라당에서 방통위 설치법안 심사를 위한 특위구성을 제안했으나 누구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

 

정부와 업계가 여러 부처의 중복 규제로 방송통신 융합과 이에 따른 산업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해 어렵사리 만든 법안이 국회에서 다시 잠자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국회는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있는 법안 심사를 위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