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장인선과 정부 의중

[기자수첩]은행장인선과 정부 의중

진상현 기자
2007.01.12 11:11

 "실적 좋은 거야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건데요. 차라리 공정하게 인사가 이뤄지도록 선임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올해 대거 임기만료가 돌아오는 금융권 CEO들의 인사와 관련해 의미있는 기사를 써보자고 몇몇 기자가 머리를 맞댄 것은 지난해 11월쯤. CEO들의 경영실적에 대한 최대한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실적을 토대로 인사를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의미있는 기사를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았다. 우선 실적평가로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조언이 적지 않았다. 은행권 실적은 현재의 지표로만 판단하기 어렵고 평가 자체가 주관적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었다.

 무엇보다 "실적에 대한 평가보다 선임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캠페인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었다. "실적 평가로만 인사가 되지 않는다"는 현실론에 바탕을 둔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을 통해서도 이같은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잘한 CEO는 연임을 하는 것이 맞다" "경영 연속성이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그렇지만 정작 "잘했다"고 평가한 CEO에 대해서도 "연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밝힌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정부가 최대주주인 금융기관들의 경우 그랬다. 결국은 정부의 의중이 중요한데 이는 당위론과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수 전문가의 반복되는 반응들을 보면서 이런 의문이 남았다. '왜 정부의 의중은 당위론과 달라야 하는 걸까.' 늦어도 3월까지는 우리금융 회장과 기업은행장 등 주요 금융기관 CEO들의 인선작업이 마무리된다. 그때쯤이면 우리 금융권도 '당위론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로' 한걸음 성숙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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