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더 이상 콜센터라 부르지 마라"

印 "더 이상 콜센터라 부르지 마라"

박성희 기자
2007.04.05 11:54

콜센터나 자료 수집 등 단순 노동에 국한됐던 인도의 아웃소싱 범위가 금융이나 첨단 기술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항공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에어버스와 보잉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설계도 디지털화 등 기초 업무만 인도 업체에 맡겼으나 최근에는 항공 기술 전문가를 인도인으로 고용할 정도가 됐다.

에어버스는 대형 초호화 여객기 'A380'의 날개 부분 설계를 인도 소프트웨어 업체 인포시스에 맡겼고, 비행기 조종 소프트웨어 개발은 타타 컨설턴시와 함께 하고 있다.

보잉은 차세대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의 공중 충돌 방지 시스템 등을 HCL 테크놀로지에 발주할 예정이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고급 인력이 밀집돼 있는 금융 및 의약 분야에도 인도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껏 시장조사 업무만 아웃소싱을 해 온 모간스탠리는 월가의 억대 연봉자들이 전담해 왔던 미국 및 유럽 기관투자가용 보고서 제작에 인도인을 고용했다.

미국의 제약회사 엘리 릴리도 의약품 상용화 작업을 인도의 니콜라스 피라말에 맡겼다. 연간 지불 비용만 50만~150만달러에 달한다.

이 정도면 인도는 다국적 기업에게 '배후 기지'가 아니라 산업 전진기지인 셈이다. 인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시스코 시스템과 액센추어는 인도에 아예 '제2의 본사'를 설립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기업 혁신을 실현하는 추세다.

IBM 인도-중국 사업부의 마이클 캐논브룩스 부사장은 "인도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며 "최대 고급 인력 시장 중 하나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요를 감당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BM은 미국의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인도에 5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회장도 지난 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의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아시아 사업 확대 의사를 비쳤다. 그는 인도 인력 채용을 골자로 전체 인력 8%에 해당하는 2만600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도의 아웃소싱 확대는 미국 및 유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전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인도 등 이머징마켓에서 제대로 교육받은 고급 인력을 이용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11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생산기지인 동시에 거대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도 동시에 갖고 있어 투자하는 만큼 수익도 얻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수익성 및 일자리 감축을 우려하고 있다.

아웃소싱을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칭한 앨런 블라인더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미국 기업의 아웃소싱이 일반화하면서 2800만명에서 최대 42000만명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인도가 아웃소싱 기지로 명맥을 오래 유지하려면 기간시설 및 교육의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도의 고질적인 병폐인 기간시설 부족으로 인도는 용수 및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이면 50만명의 엔지니어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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