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도매회사 강력 반발…25일 대규모 항의시위
정부가 제약업체와 종합병원간 의약품 직거래를 금지하고, 도매업자를 통해서만 유통되도록 한 '의약품 유통일원화' 제도를 오는 2010년 하반기부터 폐지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심사를 거쳐 빠르면 6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정이다. 다만 의약품 도매업계가 입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3년간 유예기간을 뒀다.
이에 대해 도매회사들은 "영세 의약품 도매 업체가 줄도산에 직면하고, 대형병원과 제약업체간 직거래에 따른 부조리가 만연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왜 폐지하나=복지부는 지난 1994년 의약품 납품을 둘러싼 제약업체간 과당경쟁으로 리베이트가 난무하는 등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유통일원화제를 도입했다.
병·의원과 약국은 제약회사와 직거래를 허용하되 종합병원급 이상은 의약품도매업자를 통해서만 의약품이 공급되도록 한게 일원화제도의 골자다.
당시에는 제약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거품을 제거하고 유통비용을 최소화시켜 의약품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제약사들이 유통 보다는 연구·개발에 치중할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도매회사만 1589개에 이르는 등 영세 도매상의 난립으로 유통체계가 혼탁해지고 리베이트 관행을 줄이겠다는 당초 제도 도입의 취지 마저 사라졌다는게 복지부의 판단이다.
또 의료법 개정으로 종합병원 개념이 100병상 이상에서 300병상 이상으로 바뀌게 되면 종합병원급 이상 기관이 기존 296개에서 110개로 감소한다는 측면도 고려됐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규제개혁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등 국가기관에서 이 제도가 공정 시장경제 원칙에 반한다며 수차례 폐지를 권고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제약업체도 유통일원화 위반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내놓는 등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모든 것이 개방화되는 시대에서 제도 존속이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랜딩비 부조리 만연 할 것"=도매회사들은 유통일원화 폐지로 제약회사간 납품경쟁이 심화되면서 거래부조리가 다시 급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한국의약품도매협회는 매출액 대비 5~15%의 추가 리베이트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협회 남평오 이사는 "유통일원화로 리베이트비용 절감효과가 있었는데 직거래가 시행되면 제약사와 대형병원간 담합이 심해져 거래 투명성이 실종되고 부조리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도매업계는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영세 도매상을 중심으로 부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협회는 유통일원화제를 없애면 연간 8500억원 이상 매출이 감소되고, 5년이내 900여곳의 도매회사들이 퇴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제약사들이 복제약 판매영업에 치중하면서 신약개발은 소홀히 하게 되고, 제약사의 유통비 비중 증가로 소비자들의 약값 상승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매회사들은 유통일원화제도 존속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25일에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회원 5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항위시위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