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 손해배상액은 예탁금 총액에서 잔고 등 빼야···
주식 거래를 위탁받은 증권사 직원이 영업실적을 위해 과도하게 단기매매에 치중,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면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산정할까.
김모씨는 2000년 5월 모 증권사와 주식 위탁매매계약을 체결, 직원 유모씨에게 주식거래를 일임하고 1억8000여만원을 입금했다.
유씨는 그해 5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주식거래를 반복했지만 계좌 잔고는 2700여만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유씨는 478회의 매·수도 주문을 냈고 수수료와 세금 등 거래비용만 7900여만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으로 5300여만원을 챙겼고 유씨는 1500여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결국 김씨는 증권사와 유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 유씨와 증권사는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문제는 배상액수의 산정. 김씨는 증권사와 유씨가 각자 1억6000여만원을 물어내야 한다고 했지만 1심 법원은 "김씨가 단기매매 행위를 일정부분 방조한 과실도 있다"며 증권사와 유씨에게 60%의 배상 책임을 물었다.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법 역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예탁한 총액 1억8800여만원에서 거래 종료시의 잔고 평가액 2700여만원과 매매기간 거래비용 7900여만원을 빼야하고 이 기간 주가지수의 변동비율도 고려해 배상액이 산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씨가 당시 거래한 주식 중 거래소 주식 비율은 28.7%, 코스닥 주식은 71.3%였고 매매 기간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691.61에서 493.69로, 코스닥 주식은 122.41에서 64.34로 하락했다.
이를 토대로 항소심 재판부는 거래비용 7900여만원과 과당 매매행위로 인한 순손실(3400여만원)을 합한 1억1000여만원을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순손실의 경우 주가하락이라는 외부상황에 따라 발생한 손해만이 과당매매와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예탁금 총액에서 잔고와 거래비용을 뺀 8100여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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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8100여만원에 '계좌 개설시점과 거래 중단시점의 주가 변동율'을 곱해서 나온 액수 4600여만을 주식시세 하락으로 인한 자연감소분으로 봐야 하며 8100여만원에서 4600여만원을 뺀 3400여만원이 순손실액에 해당한다는 것.
따라서 배상액은 7900여만원(거래비용)과 3400여만원(순손실액)을 합한 1억1000여만원이라는 것이 항소심이 계산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19일 "예탁금 총액에 주가변동율을 곱해 주가하락이 반영된 '예탁금 총액'을 먼저 산출한 뒤 이 금액에서 계좌 잔고과 거래비용을 공제하는 것이 더 논리적"이라고 밝혔다.
즉 원심처럼 예탁금 총액에서 잔고와 거래비용을 뺀 금액에 주가지수 변동률을 곱하게 되면, 주가하락이 이미 반영돼 있는 잔고액에 대해서는 이중으로 주가하락이 반영된다는 얘기다.
대법원이 제시한 방식대로 계산한 순손실액은 8100여만원. 이 금액에서 적정 거래비용을 추가로 공제해야 한다.
대법원은 "주식거래의 다양성과 주식시장의 변동성 등으로 인해 '적정 거래비용'을 단순 산정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거래 당시의 여러 상황을 참작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 원심 판결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