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증권사의 해외투자가 인기다. 안정적인 중개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해 오던 우리나라 증권회사가 천수답식 경영을 벗어나 글로벌 투자은행(Global Investment Bank)으로서 도약을 시작하고 있다.
증권사의 생존전략 중의 하나로 보이는 해외투자는 아래의 몇가지 국내 요인이 합쳐져서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 같다.
첫째 국내 유동성의 과잉이다. 국내 부동산규제 강화로 갈 데가 없어진 유동성이 해외부동산과 주식시장 그리고 금융상품시장에 더욱 몰리고 있다.
둘째는 국내의 낮은 투자수익률이다. 국내 예금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도 이자, 배당에 대한 세금을 제하면 수익이 연5%이하 수준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안정적 노후를 위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줄 수 있는 투자를 찾아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안정적인 투자성과가 보장된다면 국경을 넘어서서 적극적인 투자가 감행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 정부도 국내 유동성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권장하고 있다. 국내 경제는 유동성 과잉공급으로 인해 환율시장 하락과 국내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을 겪었다. 정부는 시장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선 유동성을 조절해야 한다. 그래야 국내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환율시장의 하락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국내요인들에 힘입어 해외투자의 진출국가와 투자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존의 중국과 인도로 대변되는 거대시장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지역, 그리고 자원대국으로 분류되는 아랍,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까지 투자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원유나 자원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남미까지 투자검토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투자형태도 주식, 펀드, 자원, 부동산 등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 IB간 경쟁도 치열하다. 그동안 뉴욕, 런던을 중심으로 설립된 해외법인이 동남아나 중앙아시아까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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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욕심과는 달리 실제 국내 증권사 IB의 해외투자업무는 그 진행 속도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느린 것 같다. 자본시장통합법이라는 메가톤급 변화를 앞둔 이 시점에 향후 국내증권사간 선두경쟁은 IB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증권사의 IB가 이러 저러한 이유로 아직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IB가 외국계 IB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첫째 자본의 대형화이다. 국내 45개 증권사들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5000억원을 밑돈다고 한다. 대형사들의 경우 자기자본이 1조5000억∼2조원가량에 달하지만 이는 일본 대형 증권사들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4조∼5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이다.
미국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들의 자기자본이 36조원일 때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굿모닝신한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들이 최근 자기자본 확충에 노력해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최근 2년새 5조원 가까이 불어났다고는 하지만 인수위험을 감수하는 규모의 경제의 이득을 누리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외국증권사들은 거대한 자본을 발판으로 인수위험을 감수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 IMF 구제금융 당시를 돌이켜 보면 잘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내부 역량의 확보이다. 해외시장에 대한 리서치가 지속적으로 보강되어야 하고 해당 국가의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인재들이 시급히 양성되어야 한다. 해외시장은 법과 제도 문화와 언어, 상거래관습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을 글로벌화와 현지화의 양면성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셋째 정부와의 긴밀한 연결고리이다. 저개발국의 경우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수익성이 있다면 지하자원을 대가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우리 정부가 현지 인프라등을 지원하고 그 부수효과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코트라의 거대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방안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세계에 펼쳐진 코트라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수익성 높은 국가 프로젝트의 확보가 훨씬 용이할 것이다.
우리 증권업계가 이러한 과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B모델을 빠른 시일 내에 정착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