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잠재부채 최소 '한달 2.4조원'

국민연금 잠재부채 최소 '한달 2.4조원'

여한구 기자
2007.05.01 14:39

"연금개혁 지연으로 미래세대가 책임져야" 지적

4월 임시국회 처리가 예상됐던 국민연금법 개정이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밀려 무산됨에 따라 미래세대가 책임져야 하는 국민연금 잠재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도 1일 국무회의에서 "법 통과가 지체됨으로써 이미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손실이 계속 발생할지 모른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사학법 연계 전략은 일종의 인질정치 내지 파업정치"라고 사학법 재개정을 국민연금 개혁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한나라당을 맹비난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국민연금법 개정이 지연되는 만큼 우리의 아들·딸 들이 부담해야 하는 연금부채도 덩달아 커질 수 밖에 없다.

'눈덩이' 잠재부채=잠재부채는 쉽게 말해서 줄 돈과 갖고 있는 돈의 차이다. 국민연금 잠재부채는 기금 지출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뒤 현재 적립된 기금액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가령 보험료를 10년 낸 A씨의 경우 확정된 급여율에 따라 받게 되는 10년치 총 급여액에서 10년간 낸 보험료 적립액을 뺀게 A씨의 잠재부채가 된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말 기준으로 계산된 연금가입자 1700만명 전체의 잠재부채는 238조원에 달한다. 국민연금법 개정이 미뤄져 '조금 내고(9%) 더 받는(60%)'식의 현 제도가 유지될수록 잠재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2010년까지의 잠재부채를 기준으로 할 경우 하루 국민연금 잠재부채는 800억원씩으로 한달만 지체돼도 2조4000억원의 잠재부채가 더 쌓이는 셈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이미 파산선고를 했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OECD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최하위인 점과 평균수명 증가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후손들이 감수해야할 잠재부채는 더 증가할게 확실하다.

'재정 안정화'를 기초로 한 조기 국민연금 개혁의 당위성 중 하나로 잠재부채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내세운 점도 이런 연유에서다.

박민수 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은 "2010년을 기준으로 잡아서 하루 800억원이지 추계기간을 정치권 합의안에 따라 급여율이 40%로 내려가는 2028년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잠재부채가 3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금법 통과되면 얼마나 줄어드나=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합의한 '보험료 9%, 급여율 2028년 40%' 방식으로 국민연금법이 개정되면 잠재부채 감소액은 얼마나 될까.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치권 합의안에 따른 잠재부채 계산작업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다만 정치권이 폐기한 정부안의 잠재부채 수준 정도가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2030년을 기준으로 현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면 잠재부채는 2809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가 되지만 정부안의 잠재부채는 1337조원으로 1472조원의 잠재부채가 줄어든다. 그만큼 지금 어린이들이 미래에 부담해야할 몫이 감소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잠재부채가 줄기만 할 뿐 없어지지는 않는다. 현재 인구를 기준으로 40% 급여율을 맞추려면 보험료를 14%까지 대폭 인상해야 한다.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잠재부채는 초기 제도설계에 실패한 대가로 국민들이 영원이 지고가야할 '빚'이다.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잠재부채 문제 뿐 아니라 내년에는 연금수령자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올해 연금을 개혁하지 않으면 차기정권에서는 더 힘들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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